인구 정점 3년 당겨진 2028년…올해부터 출생<사망 자연감소 시작

기사등록 2019/03/28 12:00:06

통계청, 28일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년' 발표

2028년 5194만명 기록 후 감소…2044년 5천만명 아래로

올해 출생 30만9천명<사망 31만4천명…"출산율 급감세"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우리나라 인구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점이 기존 예측치보다 3년 앞당겨진 2028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제 이동으로 순유입되는 인구를 제외하면 당장 올해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질러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지난 2017년 5136만명 수준에서 2028년 5194만명까지 증가한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순이동 등 인구 변동 요인이 중간 수준일 것으로 가정했을 경우(중위 추계)의 시나리오다. 중위 추계에선 합계출산율이 기준 시점인 2017년 1.05명에서 2021년 0.86명까지 감소한 후 2067년 1.27명으로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통계청은 지난 2016년 발표한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인구 정점을 2031년(5296만명)으로 예측했었다. 5년 전인 2011년 당시 전망(2030년·5216만명)보다는 1년 늦춰졌던 것인데, 이번에 다시 3년 앞당겨진 것이다.

중위 추계 상 인구는 2030년 5193만명, 2040년 5086만명, 2050년 4774만명, 2060년 4284만명을 차례로 기록한 후 2067년에는 1982년 수준인 3929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44년에는 4만9873명을 기록하며 4000만명대로 내려앉는다. 지난 2012년 5020만명을 기록하며 5000만명을 넘은지 32년 만에 4000만명대로 다시 내려서게 되는 것이다.

전년 대비 인구 증가 속도를 나타내는 인구성장률은 지난 2017년 0.28% 수준이었는데, 2029년 0%를 기록한 후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생아는 1970년 101만명 이후 지속해서 줄어 2002~2017년엔 40만명대 수준이었는데, 2017년부터 30만명대로 급감했다.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2002년부터 1.3명 미만인 초저출산율 수준이 지속되다 지난해 역대 최초로 1명에도 못 미치는 0.98명을 기록했다.

중위 추계 시나리오 상 올해 7월1일부터 내년 6월30일 사이 기간 30만9000명의 출생아가 태어나고 31만4000명이 사망해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3년 전에는 이 시기를 2029년으로 전망했었는데, 이번 특별추계에서 10년 당겨졌다. 이후에도 출생아는 감소하고 사망자는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돼 2067년은 21만2000명의 아이가 태어나고 74만2000명이 사망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흥=뉴시스】배상현 기자 =2019년 황금 돼지해 장흥군 출산 1호로 쌍둥이 남매가 태어났다.쌍둥이는 박수민(남·39)· 최은혜(36) 부부 사이에서 둘째와 셋째로 태어난 아들 딸 남매다.2019.01.03 (사진=장흥군 제공)   praxis@newsis.com
김 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기존 추계의 기준 시점인 2015년까지는 출산율이 다소 안정적이었으나 2016년부터 출생아 수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번 추계에는 이러한 급격한 추세 변화가 202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가정이 반영됐다"며 "출생아 수 급감으로 인구 정점 시점보다 자연 감소 시점이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인구 정점(2028년)과 자연감소시점(2019년)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국제 이동에 의한 인구 증가분 때문이다. 중위 추계 상 국제순이동은 2017년 19만1000명 수준에서 지난해 절반 수준인 8만2000명으로  감소했지만 2020년까지 7만명대, 2022년까지 6만명대, 2025년까지 5만명대, 2028년까지 4만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과장은 "인구가 정점의 언저리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결혼 이민이나 재외동포 등 정주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유입 인구 수가 정점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매년 평균 7~8만명 정도의 인구가 국제 이동으로 순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합계출산율이 2032년까지 0명대를 유지하는 초저출산 상황을 가정한 저위 추계 상 인구 정점 시점은 당장 올해다. 총인구는 5165만명을 기록한 후 내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67년에는 1972년 수준인 3365만명으로 회귀할 전망이다. 자연 감소 시점은 저위 추계를 가정해도 올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28만2000명의 아이가 태어나고 32만7000명이 사망해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김 과장은 "중위 추계에 지금의 저출산 상황이 충분히 반영됐다. 중위 추계상으로도 2021년 합계출산율이 0.86명까지 떨어진다"며 "합계출산율이 0.7명대까지 내려가는 저위 추계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세계적으로도 합계출산율이 0.8명 아래로 내려간 국가는 없다"고 언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홍콩, 마카오, 대만 등 도시국가에서 합계출산율이 0.9명 아래로 내려간 적은 있었지만, 0.8명대로 내려간 사례는 없다.

반면 높은 수준의 출산율 상황을 가정해보면 인구 정점 시점은 2036년(5375만명)으로 늦춰진다. 자연 감소 시점은 2032년이 될 전망이다.

이번 추계는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와 출생·사망·국제이동 등 2018년까지의 인구 변동 요인 추이를 반영해 미래 인구 변동 요인을 가정하고 향후 50년 간의 장래 인구를 전망한 결과다. 가정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어서 실제 장래 인구와는 다를 수 있으며 정부 정책이나 경제사회적 환경, 가치관·태도 변화 등으로 인구 변동 요인의 추세가 변할 수 있다.

1964년부터 작성되기 시작해 1996년부터 5년 주기로 발표돼 온 장래인구추계가 오는 2021년 공표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초저출산 상황을 반영해 올해 특별추계를 공표하게 됐다. 이는 2005년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인구추계는 정부가 국민연금 등 재정 소요를 전망하고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는데 주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김 과장은 "장기 출산율을 적용한 과거 추계와 달리 이번 추계에서는 단기 모형을 개발·적용해 단기 예측력을 높였다"며 "인구 상황이 급변하는 시기인 만큼 2021년에 인구 추계를 한 번 더 작성한 후 그 이후부터는 2년 주기로 작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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