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스페인 北대사관, 암호 해독 PC 강탈당한 듯"

기사등록 2019/03/25 11:13:34

"北 특수암호기술, 항일빨치산식"

"어느 서방 정보기관도 풀 수 없어"

"한동안 암호통신 하지 못할 것"

"주중 北대사 등 평양행도 이와 관련"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2019.01.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 때 암호 해독 컴퓨터를 도난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이 한 달째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침입자들이 북한대사관의 핵심기밀 사항인 '변신용 컴퓨터'를 강탈하지 않았는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대사관에서 사람 목숨보다 귀중한 것이 평양과 대사관(재외공관)이 주고받는 전보문의 암호를 해독하는 변신용 컴퓨터"라며 "북한의 특수암호기술은 그 어느 서방 정보기관도 풀 수 없다는 '항일빨치산식'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항일빨치산식이라는 이름은 중국 공산당이 항일투쟁 때 발명한 것으로 본부에서 지시를 내려보낼 때 사전에 여러 소설을 보내준 다음 후에 암호문을 보내면 암호 전문마다 서로 다른 소설의 페이지와 단락에 기초하여 해독하는 방식을 쓴 데서 유래됐다"며 "수학식으로 돼 있는 서방식 암호작성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그 암호프로그램이 담겨져 있는 컴퓨터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넘어갔다면 북한으로서도 큰일"이라며 "원천파일부터 다 교체하고 이미 나간 소설들을 다 없애버려야 하며 한동안 평양과 모든 북한 공관 사이에 암호통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태 전 공사는 아울러 "이번에 북한이 미국과의 새로운 협상 전략을 정립하면서 중국, 러시아, 뉴욕 주재 대사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였는데, 그 이유도 전보문을 통해 비밀사항을 현지 대사관에 내보낼 수 없는 상황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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