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차량기지 이전' 광명 밤일마을 상당부분 훼손

기사등록 2019/03/21 17:37:41

주택·둘레길·배수지 진입로 뒤덮어

국토부 25일 구로·광명서 주민설명회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계획의 위성 사진 대입도
【광명=뉴시스】 이승호 기자 = 정부가 광명으로 이전하려는 구로차량기지 계획안을 위성 사진에 대입했더니 광명 노온사동 밤일마을 상당부분 뒤덮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획대로면 밤일마을 주택가는 물론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도로도 모두 없애거나 옮겨야 할 판이다. 

21일 광명시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가 11일 공고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기본계획 환경영향평가서에 나온 광명 기지 면적은 28만1931㎡에 달한다. 

이는 현재 구로기지 23만7380㎡보다 4만4551㎡(18.7%) 늘어난 규모이며, 국토부가 2016년 12월 타당성 재조사 때 계획했던 19만5680㎡보다도 무려 8만6251㎡(44.1%)나 커졌다. 

또 전체 49개 유치선과 경수선 공장을 잇는 기지는 타당성 재조사 때 최장 폭 315m, 전체 1.1㎞ 구간에 입구가 좁아지는 음료병을 눕힌 모양이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르다.   

면적을 늘린 만큼 전체 구간과 폭도 확대한 것인데, 최장 폭이 315m, 전체 1.2㎞ 구간에 마치 뭉뚝한 텀블러를 눕힌 모양으로 평균 폭이 200m가 넘는다.   

광명시가 이런 모양의 기지를 위성 사진에 대입했더니 타당성 재조사 때 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기지의 가장 오른쪽 경수선 공장 부분이 새로 생기면서 논·밭과 주택은 물론 밤일마을에서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로를 덮었다.  

또 기지 내 단차 발생으로 기지 왼쪽의 유치선 구간은 7m 높이로 쌓고, 경수선 공장 부분은 11m 깎아야 해 근처 주택가, 음식문화거리와의 높낮이 차가 크게 날 것으로 우려됐다. 

국토교통부의 구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 계획도
문예업 시 철도정책팀은 "단차 피해의 비슷한 사례가 병점 차량기지다. 마을을 절개해 기지를 지었는데, 기존 주택이 절벽 위에 있는 모양"이라며 "위성 사진에 대입한 계획도의 오차가 다소 있을 수는 있지만, 전체 맥락에서 밤일마을을 뒤덮고, 둘레길과 도로 등을 끊는 형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사업비 1조717억원을 들여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으로 이전하겠다며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공고했다. 
     
이어 이달 25일 광명과 구로에서 각각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람과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국토부는 기지 이전과 함께 셔틀 정거장 3개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광명시와 시민, 단체 등은 "구로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을 수는 없다"며 기지 지하화, 셔틀이 아닌 일반 정거장 5개역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면 사업비가 6000억원 정도 더 든다.

 jayoo2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