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비싼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관람료도 비싸

기사등록 2019/03/21 19:45:19 최종수정 2019/03/21 20:19:47

서울시립미술관, 7년만에 다시 연 블록버스터 전시

대형 기획전 이전보다 2000원 올려 성인 1만5000원

英 테이트미술관과 공동 주최...회화 드로잉 사진등 133점 전시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보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작품 '예술가의 초상'이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18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본다는 것을 평생 화두로 삼아온 작가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196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한번에 살펴볼수 있는 기회다."

21일 백지숙(55)서울시립미술관장이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소개하며 취임 첫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15일 서울시가 내정한후 20일 서울시립미술관장으로 발령받은지 하루만이다.

22일 공식 개막하는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로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호크니의 1972년작 ‘예술가의 초상’이 9031만여달러(약 1019억원)에 팔리며 생존작가 최고가를 기록한 터여서 그의 서울 전시 유치는 화제다.

그동안 히트작 없이 잠잠했던 서울시립미술관의 반격으로, 7~8년만에 블록버스터 전시를 다시 열어 주목된다. 이전 서울시립미술관은 교과서에 나오는 명화전 샤갈 피카소전등을 유치하며 '블록버스터 전시장'으로 서울시민에게 인기였다. 화가이자 교수였던 관장(유희영)에서 큐레이터 출신 관장(김홍희)으로 바뀌면서 2012년부터 블록버스터 전시가 사라졌다. 대신 '미디어아트'가 선보였지만 큰 인기는 얻지 못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다시 시작한 블록버스터 전시급인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국립현대미술관 '마르셀 뒤샹'전을 염두에 뒀다.

서울시립미술관 백기영 학예연구부장은 "2017년 테이트 순회전 이후 전시를 준비했는데, 테이트쪽에서 컬렉션을 중심으로한 전시를 제안해왔다. 소장품을 추가해서 공동 기획으로 기획한 전시"라며 "최근 국립현대미술관과 필라델피아미술관이 연 마르셀 뒤샹전처럼 국내에도 유명 작가 전시 흐름과 주관 방식이 공동기획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영국 테이트미술관을 비롯한 총 8개의 해외 기관으로부터 대여한 호크니의 회화, 드로잉, 판화 133점을 선보인다. 호크니의 대표작인 '더 큰 첨벙', '클라크 부부와 퍼시'를 비롯해 '움직이는 초점'시리즈, '더 큰 그랜드 캐니언'과 최근작인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등 같은 시기별 주요작을 국내 최초로 전시한다.

작가의 대표 작품을 대거 소장하고 있는 영국 테이트미술관을 비롯하여 주요 미술관(영국문화원 소장품, 영국 왕립예술아카데미, 영국 솔츠밀, 영국 리버풀대학교 빅토리아 미술관,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 호주 국립미술관,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에서 대여해왔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테이트미술관 주디스 네스빗 국제 및 국내 프로그램 디렉터가 질문을 듣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작품 '예술가의 초상'이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18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전시를 위해 내한한 테이트미술관 주디스 네스빗 디렉터는 "서울시립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야심찬 프로젝트"라며 "영국의 아티스트로 60년대부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세계적인 예술가인 호크니는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호크니는 새로운 매체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세상을 보고 재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작품으로 끌여들여서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다. 이번 전시가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르는 도전을 지속하는 현대 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한국의 관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테이트 미술관은 2017년 기획한 호크니 순회전이 대히트했다. 호크니의 80세 생일에 맞춰 2017년부터 1년간 영국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순회한 회고전에서 10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테이트 헬렌리틀 큐레이터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이번 한국전시가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한국전시이후 베이징 함부르크로 순회전을 간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보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작품 '예술가의 초상'이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18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세상 비싼 작가'로 등극한 호크니는 20세기 최고의 구상주의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는 "훌륭한 스토리텔러이자 미술사적 지식도 해박하고 기술적인 측면도 탁월해 ‘존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인 이 시대의 예술가’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극찬했다.

추상주의에 환멸을 느껴 회화의 물성을 강화하고 구상주의에 천착한 그는 동성애, 인물, 풍경 등을 주제로 여러 매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표현 양식을 실험적이고 과감하게 시도해왔다.

 그의 회화 '세번째 사랑 그림'(1960) '환영적 양식으로 그린 차(茶)그림'(1961)으로 시작하는 전시는 동성애자로서 그의 삶을 엿볼수 있는 드로잉들이 대거 소개됐다. 호크니의 작품 이외에도 그의 포토콜라주가 소개된 1985년 '파리 보그(Paris Vogue)', 호크니가 영국 테이트미술관에 쓴 편지, 그의 대표작을 총망라하는 대형 크기의 '데이비드 호크니: 더 큰 책' 등 여러 자료와 출판물 등을 함께 선보이고 호크니 관련 영화 세 편도 상영한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보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작품 '예술가의 초상'이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18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살아있는 현대미술 거장', '세상 가장 핫한 작가' 전시지만 관람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다. 이 전시의 관람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3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기존 전시의 입장료가 1만원이하거나 무료였던 것을 고려하며 지나치게 비싼 편이라는 반응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장사를 한다"는 지적은 지난 2015년에도 있었다. 지드래곤 소장품전 '피스 마이너스 원' 전시였는데 당시 성인 1만3000원이었다.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는 그때보다 2000원 더 올렸다.

서울시립미술관측은 "이번 전시는 여타 다른 블록버스터 전시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갔다"고 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해외미술관과 공동 주최 변화의 바람을 예로 들었던 국립현대미술관 '마르셀 뒤샹'전 관람료는 4000원이다. 전시는 8월4일까지.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보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작품 '예술가의 초상'이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18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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