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 보잉사 신형 여객기 737맥스8 추락 사고 이후 기기결함 논쟁이 불거지면서 각국이 운항 금지 조치에 나선 가운데 미 연방항공청(FAA)이 7년전 737맥스 디자인 승인 권한 일부를 보잉사에 위임한 것으로 알려져 'FAA-보잉사'간 유착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미 교통부 조사팀은 이날 FAA가 지난 2012년 신형 항공기의 설계 인증 검사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년간 FAA는 보잉사에게 인증 시험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새 항공기 승인에 대한 많은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몇 달 동안은 이같은 권한 위임이 더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질 홀 전 연방교통안전위원은 "이 문제는 FAA가 보잉사로부터 자금을 받았는지, 적절한 직원을 잘 배치했는지 등 독립적인 감독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737맥스 사고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비행통제 소프트웨어도 적어도 1명 이상의 보잉사 직원에 의해 인증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사 CEO 데니스 뮬렌버그는 조사에서 미 규제당국이 안전성 평가의 상당 부분을 보잉사에 위임했다는 것에 대해 이를 방어하는데 급급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737맥스 기종과 관련한 재판을 진행 중인 워싱턴 대배심원 가운데 한 명은 맥스기종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 최소 1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익명의 기술자는 "737맥스 인증 기간 동안 보잉사가 비행제어 소프트웨어의 힘을 과소평가했다"며 "보잉사측은 수평 안정기가 변화해 추락위험이 커질 때 이 시스템을 어떻게 재설정할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737 맥스8'에 탑재된 새 비행통제 기능인 조정특성상향시스템(MCAS; 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은 날개가 양력을 잃을 경우 자동으로 동체 앞부분을 낮춰 낮은 속도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인데 라이온에어 사고 당시 조종사가 수차례에 걸쳐 MCAS 작동에 저항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는 자동항법 장치에 영향을 미쳐 항공기를 급강하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번 에티오피아 사고에서도 이와 유사한 점이 발견됐다고 FAA는 밝혔다.

FAA측은 이에 대해 "항공기 인증 과정은 아무런 탈 없이 잘 진행돼 왔고 설계 안전 인증을 통과한 안전한 비행기를 생산해왔다고 생각한다"며 "737맥스의 인증 프로그램은 FAA의 표준 인증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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