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손학규·이정미, 창원 상주하며 민심 잡기 '올인'
범연권 단일화 최대 변수…與 "단일화 후 전폭 지원"
4·3 보궐선거는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등 두 곳에서 치러진다. 미니 선거지만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 구속 후 치르는 첫 선거인만큼 PK(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고,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특히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을 사수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창원 성산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계열 정당 간 희비가 엇갈렸던 곳이다. 이번에는 민주당 권민호, 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대한애국당 진순정, 무소속 김종서 후보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당의 경우 황교안 대표는 취임 이후 치르는 첫 선거로, 리더십을 평가할 시험대인 만큼 보궐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11일, 15일까지 취임 후 보름 동안 통영과 창원을 3번이나 방문하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노 전 의원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일찌감치 창원에 숙소를 얻어 상주하고 있다. 여영국 후보 캠프 사무실을 제2당사로 꾸리면서 발 벗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구속되고 PK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창원에서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3일 부산, 울산을 찾아 대규모 예산 지원을 약속하며 PK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통영·고성과 창원 성산에는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두 후보자의 공천장 수여식도 지난 13일 부산에서 지도부의 별다른 메시지 없이 간소하게 진행됐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창원 일정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 "하루에 통영과 창원 두 곳을 가기엔 거리도 멀고 아무래도 잠깐 들리는 것보다 시간을 많이 들여서 따로따로 가면 좋겠다는 판단으로 이번에는 통영만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이유로 범여권의 단일화를 꼽았다. 창원 성산 선거의 최대 변수는 민주당과 정의당, 민중당 등 범여권의 단일화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먼저 단일화 협상에 착수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4일 권민호 민주당 후보도 3자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 반영율을 놓고 각 당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일단 정의당과 민중당 간 후보 단일화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합의한 상황이니 단일화가 된 이후에 정식으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가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정의당이나 민중당 후보로 결정된다고 해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것"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단일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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