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창원 성산 재보선 올인하는데…與는 아직 '미지근'

기사등록 2019/03/17 10:59:53 최종수정 2019/03/22 16:55:47

황교안·손학규·이정미, 창원 상주하며 민심 잡기 '올인'

범연권 단일화 최대 변수…與 "단일화 후 전폭 지원"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 후문에서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한국당 강기윤 예비후보와 함께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2019.03.11. (사진=강기윤 선거사무소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4·3 재보궐 선거를 2주 가량 앞두고 야당 지도부가 수시로 지역을 찾는 등 총력을 쏟고 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에 비해 아직은 선거에 뜨뜻미지근한 상태다.

4·3 보궐선거는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등 두 곳에서 치러진다. 미니 선거지만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 구속 후 치르는 첫 선거인만큼 PK(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고,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특히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을 사수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창원 성산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계열 정당 간 희비가 엇갈렸던 곳이다. 이번에는 민주당 권민호, 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대한애국당 진순정, 무소속 김종서 후보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당의 경우 황교안 대표는 취임 이후 치르는 첫 선거로, 리더십을 평가할 시험대인 만큼 보궐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11일, 15일까지 취임 후 보름 동안 통영과 창원을 3번이나 방문하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창원=뉴시스】 홍정명 기자 = 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왼쪽) 대표가 오는 4·3 창원시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재환(오른쪽)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9.03.05. hjm@newsis.com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역시 지난달에만 창원 성산을 3번 방문한 데 이어 이번 달부터는 창원에 임시거처를 마련해 상주하다시피하며 이재환 후보 지지를 호소 중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노 전 의원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일찌감치 창원에 숙소를 얻어 상주하고 있다. 여영국 후보 캠프 사무실을 제2당사로 꾸리면서 발 벗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구속되고 PK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창원에서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3일 부산, 울산을 찾아 대규모 예산 지원을 약속하며 PK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통영·고성과 창원 성산에는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두 후보자의 공천장 수여식도 지난 13일 부산에서 지도부의 별다른 메시지 없이 간소하게 진행됐다.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정의당 공식 후보로 확정된 여영국 예비후보가 설 연휴 하루를 앞둔 1일 경남 창원중앙역에서 이정미 당 대표와 함께 설 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2019.02.01. (사진=여영국 예비후보 선거대책본부 제공)photo@newsis.com
당 지도부는 애초 오는 18일 오전에 통영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한 뒤 창원을 방문해 후보자들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창원 일정은 취소했다. 이에 승산 가능성이 높은 통영에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창원 일정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 "하루에 통영과 창원 두 곳을 가기엔 거리도 멀고 아무래도 잠깐 들리는 것보다 시간을 많이 들여서 따로따로 가면 좋겠다는 판단으로 이번에는 통영만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이유로 범여권의 단일화를 꼽았다. 창원 성산 선거의 최대 변수는 민주당과 정의당, 민중당 등 범여권의 단일화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먼저 단일화 협상에 착수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4일 권민호 민주당 후보도 3자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 반영율을 놓고 각 당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부산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경남지역 4·3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3.13. yulnetphoto@newsis.com
여론조사 상으로도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범여권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한국당의 승산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가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내일신문 의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7%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데일리리서치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한국당 강기윤 34.9%, 정의당 여영국 20.8%, 민중당 손석형 17.8%, 민주당 권민호 12.4%, 바른미래당 이재환 5.2%로 나타났다. 야권 표의 분산이 뚜렷하다.

민주당은 일단 정의당과 민중당 간 후보 단일화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합의한 상황이니 단일화가 된 이후에 정식으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가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정의당이나 민중당 후보로 결정된다고 해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것"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단일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