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진상조사단, 용산참사 기록 요청…경찰 "못 준다"(종합)

기사등록 2019/03/13 19:42:22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기록 요청

조사단 "진위 여부 가리는데 필요한 자료들"

경찰, 규정 등 이유 조사 자료 등 제출 거부

법무부, 이달 31일 조사단 활동 종료하기로

【서울=뉴시스】이혜원 옥성구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용산참사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경찰청에 관련 기록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산하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9월27일과 지난달 19일 두차례에 걸쳐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 조사 기록 제공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조사단은 지난 2009년 1월 경찰청 경비국이 작성한 '용산 상황 관련 보고서', 수사국이 작성한 '용산 철거현장 화재사고 관련 조치 및 향후 대응문건', 용산참사 사건 진상조사팀의 '조사결과보고서' 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조사단은 "용산참사 사건은 그 당시 경찰 지휘부가 무리하게 진압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용역업체와의 관련성, 진압 과정이 공무상 적법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찰이 실체 진실의무를 다했는지가 쟁점"이라며 "이같은 쟁점들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들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위 운영 규칙 등을 이유로 불응하며 현재까지 요청 자료 전부에 대해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당시 경찰 지휘부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었지만, 당사자가 불응해 무산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사단은 "당시 경찰 지휘부 조사계획과 관련해서는 팀내 논의 중이며 추가로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모습.
용산참사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 1월20일 서울 용산 소재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등과 경찰 사이에서 충돌이 빚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농성자 5명과 경찰 1명이 숨지고, 부상자 22명이 발생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농성자 26명은 재판에 넘겼지만, 과잉 진압 논란이 있었던 경찰 전원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와 관련 경찰 조사위는 지난해 9월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이 농성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염병 등 휘발성 물질이 있었는데도 경력 투입을 강행하는 등 안전 대비책이 크게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또 남일당 건물 진입 후 농성자들을 붙잡는 과정에서 폭언과 구타를 하고, 유족이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을 상대로 조직적인 사찰도 전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법무부 과거사위는 전날 조사단 활동 기한 연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이달 31일 활동을 마무리하고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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