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트럼프, 北의 영변 폐기 제안 받았어야"

기사등록 2019/03/11 03:52:32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북핵 등 한미간 안보 현안 관련 간담회에서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미대사가 참석해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17.02.0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내민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을 받아들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크리스토퍼 힐 전(前)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영변의 노후화된 시설을 해체하는 것은 북한의 모든 핵시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핵미사일을 포기시키거나 신형 미사일들의 위협을 제한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변은 북한의 유일한 플루토늄 생산지고, 플루토늄은 북한이 비축하고 있는 핵물질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에는 다른 핵시설이 있겠지만 그것(영변 핵시설 폐쇄)은 큰 발전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대가가 너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재는 북한이 추가적인 비핵화에 주저할 경우 다시 부과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부분적인 합의는 일괄타결(grand bargain)을 선호하는 대통령의 쇼맨십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과거 합의에서 자연스럽게 진전된 것으로 보이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과 국제 기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요 시설을 해체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그의 협상 기술이 외교에도 어느 정도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제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참모들에게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 계획을 짜라고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