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이 9일 오전 폭발물이 없는 빈 폭탄을 소지하고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통해 본국으로 귀환하려다 공항 직원에 적발됐다고 타스 통신이 러시아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공항 직원이 9일 오전 미 대사관 직원의 짐을 스캔하다 박격포처럼 보이는 물품을 발견했다"며, "직원은 폭탄 기술자들을 불렀고, 해당 폭발물은 퓨즈가 달렸지만 폭발물은 없는 폭탄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공항 경찰이 즉각 미 대사관에 이 사실을 통보했으며, 미 대사관의 입장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외교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의도적인 도발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항공 보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미 대사관 직원은 자신의 짐 속에 든 폭탄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가) 의식적으로 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해당 미국 대사관 직원은 임기가 끝나 러시아를 떠날 예정이며, 폭탄은 개인 소장품 목적으로 자신이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렸다.
한편 러시아 공항 측은 폭탄을 압수했으며, 미 대사관 직원은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타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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