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5석 교부에 80명 응모…비교적 한산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우와, 됐다!"
8일 오전 광주지법 대회의실에서 열린 피고인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사건 관련 형사재판 방청권 추첨 현장.
강모(61·여)씨가 자신의 응모 번호가 호명되자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강씨는 "당첨돼 정말 기쁘다. 역사적인 재판을 직접 볼 수 있어 벅차다. 전두환이 꼭 법정에 출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당첨된 다른 장년 남성은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건넨 뒤 밝은 표정으로 방청권을 받아갔다.
시민들은 추첨 직전 "밑에 있는 응모권을 올려달라" "추첨함을 흔들어달라"며 간절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추첨 현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중장년층이 많았고, 간혹 대학생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의 눈빛에는 '사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엄중히 지켜보겠다'는 뜻이 담긴 듯 보였다.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사법적 단죄를 요구했다.
대학생 김모(22)씨는 "5·18 망언과 전 씨의 만행을 보고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었다. 전 씨가 제대로 처벌받고,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모(77)씨는 "정권 찬탈을 위해 시민을 학살하고도 잘 먹고 편하게 사는 전 씨의 실물을 보고 싶었다. 이제는 진실을 말하고 속죄해 국민의 한을 풀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모(79)씨도 "헬기사격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해온 전씨를 볼 때마다 억울하고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다. 법 앞의 평등이 실현되는지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추첨 배정 좌석 수는 65석이었고, 총 80명이 응모했다. 전 씨 재판은 오는 1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제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한편 전 씨의 변호인은 11일 재판에 전 씨가 출석한다는 의사를 검찰에 밝혔다. 전 씨가 출석한다면 부인인 이순자 씨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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