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산음동 미사일 관련 시설 일부 움직임 포착
북미회담 전부터 움직임…발사 준비 해석 아직 무리
軍 "북한 핵·미사일 시설 한미 긴밀 공조 예의주시"
"지금 움직임, 이전에 없던 특별한 상황 아냐"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한반도에서 진행하던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줄줄이 폐지하는 등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선제적 대응조치에도 북한 미사일 시설에서 특이 정황이 포착돼 한미 군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국회 정보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5일 정보위 비공개 보고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 관련 시설인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물자 수송용 차량이 포착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 측은 보고에서 산음동 미사일연구동 일대 특이 정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떤 물자를 옮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산음동 연구단지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급 화성-15형 등이 생산되는 곳으로 전해진다.
국정원 보고가 있은 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의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등 재건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한미 군당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북한이 그 동안 예민하게 반응했던 한미 연합훈련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키리졸브 연습,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이른바 3대 한미 연합훈련의 명칭을 바꾸고, 훈련 규모와 기간도 대폭 축소하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대폭 낮췄다.
북미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한미 군 당국의 이 같은 선제적 대응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를 모았다.
지난 1년 넘게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던 북한이 산음동과 동창리 일대에서 미심쩍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두고 북미회담 결렬 후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적 도발을 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의 움직임이 정상회담 개최 열흘 전부터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규정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정원은 미사일 기지 주변에서 포착된 차량이 물자 등을 싣지 않은 일반 차량이었다는 내용을 보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훈 국정원장은 '2018년 7월에 철거됐던 동창리 시설 중 일부 복구 움직임'에 대해 "지붕과 문짝을 다시 달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경우 전문가 참관 하에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할 때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 같은 특이 정황에 대해 의도를 파악하고 있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특이 정황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그 의도에 대해서는 파악한 바는 있지만, 말씀드리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 동창리와 산음동 연구단지를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고, 한미 국방정보당국 간에는 긴밀한 공조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주요 시설은 이미 한미 정보라인에 의해 다각도로 파악되고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의 움직임이 이전에 없던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