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맞아 각 군 여군 활약상 눈길
여군 간부 두 배 선발…비율 2022년 8.8%까지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해상 초계기(P-3) 조종사를 양성하는 교관 조종사와 전방부대 대대장, 한국형 전투기(KF-X) 테스트 파일럿 등 그간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군내 특수 보직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여군들이 있다. 여군 1만 명 시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육·해·공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군들의 활약상을 조명해본다.
권성이(39) 중령은 여군 최초의 전방사단 보병대대장이다. 지난해 12월 28사단 돌풍연대 대대장에 취임했다. 지금까지 여군이 신병교육대대장이나 전투지원부대 지휘관을 맡은 사례는 있었지만 전방사단의 보병대대장에 보직된 것은 권 중령이 처음이다.
권 중령은 육군사관학교에서 여군을 배출한 첫 해인 2002년(58기) 임관해 육군 첫 육사 여성 생도로 입학해 최초의 육사 출신 여군으로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다양한 직책을 수행한 권 중령은 GOP(일반전초)사단에서 작전과장과 민군 작전장교를 경험했고, 연합사령관 한국 측 보좌관을 수행하며 빈센트 브룩스 연합사령관을 보좌하기도 했다.
부대원들을 이끌고 올해 첫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에 참가한 권 중령은 지휘관과 함께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을 장병들에게 심어줬다.
25사단 이고은(33) 상사(진급예정자)는 2009년 임관 후 6년간 국군체육부대에서 군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활동한 특이 이력의 소유자다.
세계군인 체육대회에서 3번의 축구 준우승을 경험했고,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 체육대회 육군 5종 경기 중 장애물 달리기에 출전해 한국군 최초로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상사는 강인한 체력과 리더십으로 현재 저격반장 임무를 수행하며, 남군도 힘들어하는 전문유격과정도 이수하는 등 여군 레인저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해군 6항공전단 613비행대대 이주연(34·해사 63기) 소령(진급예정자)은 첫 해상초계기 여군 교관 조종사다. P-3 교관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조종사 자격획득 이후 200시간 이상의 임무비행 실적과 함께 6주간의 강도 높은 이론 및 비행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이 소령은 양성교육과정에서 악천후 비상상황에서 계기비행과 이착륙 절차, 타기지 항법비행 등 강도 높은 비행훈련과 하루 6시간 이상의 해상초계임무를 완수했다.
오는 13일 첫 교관 조종사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이 소령은 "그동안 익힌 해상초계기 비행술과 작전, 전술 등을 후배들과 함께 나누며 최고의 조종사를 양성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6전단 631비행대대에는 해군 유일의 해상기동헬기(UH-60) 여군 조종사인 한아름(32·학사사관 108기) 대위가 정조종사로 선발됐다.
한 대위는 최근 임무 지휘관 선발 위원회에서 해상기동헬기 정조종사로 선발돼 해군의 최초 UH-60 여군 정조종사로 이름을 올렸다. UH-60 정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300시간 이상 임무비행과 항공작전지휘 자격을 갖춰야 한다.
한 대위는 "여군 조종사로서 큰 자부심을 갖고 후배 여군들에게도 하나의 희망이 되도록 해양강국 대한민국 최고의 해상 회전익 조종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공군에도 금녀의 벽을 허문 여군이 있다. 정다정(33·공사 57기) 소령은 국내 첫 여성 '테스트 파일러'에 도전하고 있다.
KF-16 조종사로 1000여 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는 정 소령은 올해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에 선발됐다. 이 과정을 수료하면 공군 최초의 여군 테스트 파일럿으로 2021년 시제 1호기가 나올 한국형 전투기(KF-X) 등 신규 개발 항공기를 조종하게 된다.
테스트 파일럿은 연구개발 중이거나 새로 개발한 항공기가 최악의 상황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임무를 수행한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해 1100명 수준이던 여군 간부 초임 선발 인원을 4년 뒤인 오는 2022년까지 두 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여군 비율도 2022년 8.8%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여군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GOP 및 해·강안 경계담당 대대 등 지상근접 전투부대 지휘관 직위에 여군 보직 제한 규정도 없앴다. 경험부족과 여군 인력풀 부족 등을 이유로 상위직 진출에 여군이 배제되지 않도록 국방부, 합참, 연합사, 각 군 본부 등 정책부서 주요 직위에도 여군 보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