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공장 상황 검토 중...현지 부품업체에도 전달
직원 2000여명 감축...사드 여파로 판매량 계속 줄어
2016년 114만대로 판매 정점...지난해 79만대에 그쳐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 박차..."다방면으로 검토하는 중"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판매량 급감 등의 실적 부진으로 이르면 다음달 중 중국 공장 가동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인력 감축을 위해 이미 1~3공장 직원 2000여명을 내보냈으며, 설비 역시 감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이르면 다음달 중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잔여 작업은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으며 중국 현지에 진출한 약 130개 부품업체(1차 협력사)들에게도 이와 같은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는 10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던 현지 진출 초반과 달리 지난 몇 년간 판매 부진의 늪이 이어지면서 중국에서의 판매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지분 50:50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를 설립했다. 베이징현대는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 충칭 5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내 연간 승용차 생산 능력은 165만대에 이른다. 여기에 버스와 트럭 등 연 16만대의 상용차 생산하는 쓰촨현대공장을 합치면 생산 능력은 약 181만대에 달한다.
베이징현대는 중국에 진출한 이후 인력과 설비를 확장하며 2013년부터 4년 연속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빠른 속도로 판매량을 늘려왔다. 그러나 2017년 한국과 중국 간 사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베이징현대의 판매량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연간 100만대를 웃돌았던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은 2017년 사드 사태를 겪으면서 약 78만50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6년 약 114만대를 판매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해에는 약 79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2014년 현지 승용차 판매량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던 베이징현대는 9위로 밀려났다.
현지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공장 가동률 역시 현저하게 떨어졌다. 최근 2년 동안 공장 가동률은 50%를 밑돌았다. 일감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설비와 인력은 충원되면서 고정 지출비용만 늘어난 현지 공장들과 베이징현대는 2017년과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베이징 1~3공장의 직원 2000여명을 내보낸 베이징현대는 5개 공장의 인력 수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앞서 공장을 나간 2000여명은 취업 알선과 보상금 지급 등을 조건으로 하는 희망퇴직 과정을 거쳤으며, 추가로 1~3공장의 직원들 100여명은 4·5공장으로 전환 배치됐다.
1만5000여명에 달했던 베이징현대의 5개 공장의 인력은 이와 같은 인력 감축을 겪으며 1만30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이와 함께 중국 공장의 설비에 대한 감축도 병행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 가동 중단 검토를 시작으로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전략을 재수립하고 이와 함께 동남아와 동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베트남 탄콩그룹과 판매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공장 증설 등을 통해 연간 1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도네시아에는 연간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시장 경쟁력과 수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장 검토에 들어간 것"이라며 "공장 폐쇄를 위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 베트남하고도 판매 법인 합작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 일부에 대한 수출도 시작되고 있다"며 "중국시장에서 소화 못하는 물량들을 어떻게 해결해야될 지에 대한 검토를 다방면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k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