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 김학의 사건 증거 3만건 누락"…靑 압력 의혹(종합)

기사등록 2019/03/04 22:00:05

동영상·사진 등 3만여건 송치시 누락 정황

경찰에 13일까지 진상파악·자료제공 요청

조사단,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 조사 중

【서울=뉴시스】'성접대 논란'에 휩싸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3년 3월21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뒤 경기 과천정부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한국일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을 재조사 중인 검찰이 사건 송치 당시 경찰이 상당수의 디지털 증거를 빠뜨렸다며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당시 조사를 맡은 경찰 수사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청와대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산하 대검 진상조사단은 최근 경찰이 사건 송치 당시 관련 동영상 등 디지털 증거 3만여건을 누락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이에 조사단은 경찰청에 오는 13일까지 ▲누락된 디지털 증거 복제본 보관 여부 ▲삭제·폐기했다면 시점과 근거, 누락 경위 ▲복제본 현존 시 조사단에 제공 가능한지 여부 등을 파악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과거사위원회는 사건 피해자 측이 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었다며 담당 검사 교체를 요구하자 조사팀을 기존 5팀에서 8팀으로 재배당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조사팀은 성접대 제공 의혹을 받았던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사용하던 저장매체 등에서 발견된 동영상 및 사진 파일 3만여건이 검찰 송치 과정에서 누락된 점을 확인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성접대 관련 추가 동영상이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한데 경찰은 포렌식 증거를 누락시켰고, 검찰은 추가 송치를 요구하지 않은 채 김 전 차관을 2차례 혐의없음 처분했다"며 "검찰이 이런 사정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처를 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사단은 경찰 관계자들을 상대로 당시 청와대로부터 뇌물수수 사건에서 성접대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전환하라는 압력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윤씨 로비 내역이 적힌 수첩 사본을 받고 사건 기록에 남기지 않은 채 돌려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정성 등을 확인 중이다.

 '김학의 성접대 사건'은 2013년 3월 강원 원주시 소재 한 별장에서 김 전 차관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인데, 당시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검찰은 성접대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혐의 처분했는데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hey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