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이병희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님 강제입원’ 사건 관련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성남시청 공무원들은 4일 이 지사의 친형이 욕설과 협박 등 악성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상급자의 지시로 피해진술서를 썼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 진술서의 출처나 누가 지시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7차 공판에서 검찰 측은 2012년 사건 당시 이 지사의 형이 욕설, 협박 등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내용으로 피해진술서를 작성한 성남시청 공무원 5명을 불러 신문했다.

이들은 이 지사의 형이 시청에 전화해 자신을 시장의 형이라고 소개하며 직원들에게 욕설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협박했다는 내용의 피해진술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이들은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진술하면서 누군가의 지시로 진술서를 작성한 것은 맞지만 누가 지시했는지, 어디에 제출했는지,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행정지원과 의전팀에서 근무했던 조모씨와 김모씨의 피해진술서가 같은 서체에 같은 문서로 작성됐으며 ‘분당구보건소장 귀하’라고 수신자가 기재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조씨에게 진술서의 수신자를 '분당구보건소장'으로 작성한 이유에 대해 물었고,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술서가 이 지사 형의 정신병원 입원절차에 사용될 것을 알고 작성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진술서에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비정상적 민원으로 감성노동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해 이 지사 형에 대한 정신건강 상담을 통해 정신이상자로 판명 시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쓴 이유에 대해 김씨에게 물었고, “탄원서 내듯이 감정에 호소하는 내용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분당구보건소장한테 제출하는 진술서를 이 지사 형이 악성민원 제기한다고 ‘구 정신보건법 25조’를 뒷받침하도록 딱 맞아떨어지게 쓴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지사는 직접 증인신문에 나서기도 했다. 2012년 3월27일에 있었던 친형이 시장실에 찾아와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 물었다.

이 지사는 조씨 등 증인 3명에게 “(당시) 시장의 형이 시장실 앞에서 소란 부린 건 이례적이라서 그런 일이면 모를 수가 없다”면서 “2012년 이전에도 형이 시장실에 와서 소란을 피운 적 있냐”고 물었고, 증인들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검찰과 이 지사 측은 정신질환자의 입원 절차에서 대면진단이 필요한지 여부 등 ‘구 정신보건법 25조’의 법리해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7일 오후 2시 8차 공판을 열고 이 지사 측 4명, 검찰 측 1명의 증인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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