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올림픽·패럴림픽 기념행사 무관심 속 폐막

기사등록 2019/03/09 22:20:14

북한 기념행사 불참, 북미정상회담 결렬

2021남북동계아시안게임대회 빨간불

무리한 추진에 혈세 100억원 낭비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초라한 1주년 기념식'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 기념식이 평창군 올림픽 스타디움 부지(개폐회식장)에서 열리고 있다.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1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들이 9일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가운데 끝이 났다.

특히 강원도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북한 스포츠·예술인 초청 행사들이 북한의 불참과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이어지면서 1년 전 올림픽 흥행 신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강원도가 추진 중인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 이벤트도 빨간불이 켜졌다.
 
강원도에 따르면 평창동계패럴림픽 1주년 기념식과 기념행사(특별공연)가 이날 평창과 정선에서 각각 분산 개최됐다.

기념식 등은 장애인 체육인, 초청인사, 자원봉사자 등 수백명이 참석해 1년 전 기쁨을 회상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행사가 11일간 이어진 반면 평창패럴림픽 기념행사는 고작 하루 자축 행사에 그쳤다.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 기념행사는 '하나된 열정 평화와 번영으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어게인(Again) 평창 재현에 혈세 100억여원을 쏟아부었다.

또 평화만을 생각하는 일주일 피스위크(peace week)를 정하고 2월7~17일 올림픽 개최도시 평창, 강릉, 정선과 비개최도시 고성, 철원, 양양, 동해, 속초, 횡성, 원주, 춘천 등 8개 시·군에서 평화 이벤트와 문화공연이 개최됐다.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평창올림픽 1주년 기념  더블유 네이션스 챌린지 2019 국제 여자아이스하키 친선전이 관람석이 텅 빈 가운데 치러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식은 강원도가 당초 강릉에서 기념식과 대축제를 함께 치를 계획이었지만 평창군민들의 도청 집단 항의 집회 등 반발로 평창에서 기념식을 개최키로 변경되면서 짧은 준비 기간과 도와 평창군 행정 갈등으로 2000여명의 사람들이 동원된 가운데 초라하게 치러졌다.

이어 강릉에서 열린 대축제는 강릉아이스아레나 관람석을 꽉 채운 1만여명의 인파로 가득 차긴 했지만 한류를 이끌고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케이팝(K-POP) 콘서트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평창올림픽의 최대 유산(레거시)인 평화 콘텐츠는 평창평화포럼 현장에서만 관심을 받았고, 올림픽 비개최도시에서 열린 문화예술공연은 전국노래자랑보다 흥을 돋우지 못했다는 평가다.

국제여자아이스하키대회 친선전 남북 단일팀 구성, 남북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 남북 아리랑연주 피스콘서트 등 남북공동행사는 북한 당국과 긴밀한 사전 협의 없이 계획했다 북한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기념행사라는 오명을 자초했다.

강원도가 북한과의 단일팀을 구상하고 개최한 국제 여자아이스하키 친선전은 2월9~12일 4일간 관람석 1000석 중 평균 100여명만 찾아와 선수들을 응원했다.

강원도가 당초 세웠던 남북한 체육교류 활성화로 평화메시지 전달 및 우호관계 지속 유지, 강원도 동계종목 거점도시 각인 목표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는 최근 강원도 문화체육관광국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부실 추진을 질타했다.

심영섭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장은 "평창올림픽과 함께 했던 사람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기보다 아이돌 인기가수들 위주의 공연이 주를 이루면서 대축제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행사 개최 이유를 의아해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평창알펜시아리조트 매각 협상 부진, 정선 알파인 경기장을 둘러싼 강원도와 산림청, 정선군과의 갈등 등 산적한 평창올림픽 현안을 감안할 때 100억원씩이나 들여 1회성 문화행사로 자축이나 할 것이 아니라 예산을 줄여 간소하게 치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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