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하지만 교육청에 신고안한 유치원 있을 가능성
한유총 집행부 성화에 개학 연기 동참 보고만 했을 수도
교육부-한유총 수치 10배차…4일 실제 수치 판가름 날듯
교육부는 개학연기 사립유치원은 전국에서 190곳이라고 밝힌 반면, 한유총은 1533곳이 개학연기에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격차는 맞벌이 등의 이유로 사립유치원에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 학부모들의 속을 더 애타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유총은 개학을 연기하기로 한 사립유치원은 전국 1533곳이라고 했다. 서울·강원은 170곳, 경기·인천 492곳, 경북·부산·대구 339곳, 충청·대전 178곳, 경남·울산 189곳, 전라·광주 165곳 등이다.
이는 2일 교육부가 파악한 190곳보다 약 10배 많은 수치다. 교육부는 전국 3875개 사립유치원 중 3389개원은 개학을 예정대로 하기로 했고 190곳만 개학 연기를 확정했으며 296곳은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응답 296곳이 모두 개학 연기를 한다하더라도 486곳에 그친다.
교육부와 한유총의 숫자 차이는 개학 연기를 하는 사립유치원이 시도교육청에 신고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한유총에 따르면 개학 연기 유치원 현황은 각 지회의 분회에서 집계를 해 지회에 알리면 지회에서 총계를 합쳐 보고를 한다. 개학 연기를 밝힌 사립유치원들이 학부모들에게 개학 연기에 따른 안내통신문을 사진으로 찍어 보냈기 때문에 동참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유총의 설명이다.
다만 한유총은 개학을 연기하는 사립유치원 명단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덕선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단이 나가는 것 자체로 개별 유치원은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한다"며 "구체적인 명단 제공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유총이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1533곳이라는 주장을 당장 신뢰하기는 아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유총 관계자는 "교육청이 협박할 것을 우려해 각 유치원에서 노코멘트한 상황"이라며 "바보가 아닌 이상 개학연기 한다고 답할 유치원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유총 집행부의 강경한 방침에 개학 연기를 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개학 연기를 안하는 유치원도 있을 수 있다. 한유총 집행부는 수업은 물론 자체돌봄 등 모든 유치원 업무를 중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한유총 집행부의 방침과 달리 개학 연기를 하면서도 돌봄을 운영하는 유치원은 190곳 중 절반에 달하는 80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일 12시 기준으로 파악한 개학 연기 유치원은 39곳이었지만 3일 오전 11시30분에는 29곳으로, 10곳이 개학 연기를 철회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도 한유총이 발표한 숫자를 보고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난감하다"며 "2월28일 이후 통화상으로 취합을 하고 지금 연휴라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개학 연기에 동참하는 유치원 숫자가 오히려 줄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유총이 파악한 개학 연기 유치원 숫자가 약 10배 차이가 나면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사립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할지는 4일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이날 실제로 개학 연기를 하는 유치원 숫자가 교육부 추산치에 근접할 경우 한유총의 영향력 약화로 사립유치원 사태가 조기에 진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한유총 추산치에 가까우면 한유총의 강경대응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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