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에 팔 기댄 채 편안히 대화…'손끝'은 분주
"우리가 마주 앉아 훌륭한 시간 보내는 걸 환상영화 보듯"
기자들 향해 "날래 좀 들어가셔야 무슨 이야기를…"
트럼프-김정은, 10분 미만 공개발언 후 비공개 담판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회의론자들을 겨냥, "우리가 마주 앉아서 훌륭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해 마치 환상영화의 한 장면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이번 회담의 의미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또 발언하는 동안 왼팔을 원탁 테이블에 올려둔 채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대부분의 발언 시간 동안 시선을 대화 상대방인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둘 사이의 테이블이나 정면의 취재기자들 쪽으로 뒀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눈을 마주친 건 자신의 발언이 끝났을 때와 모두발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앞두고 "우리에겐 시간이 귀중하다"고 웃으며 말할 때 정도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팔꿈치는 테이블에 기대어 편안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손은 연신 주먹을 쥐었다 펴거나 손가락을 서로 맞붙여 문지르는 등 다소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무릎 위에 올려둔 오른손 역시 쥐었다 펴거나 의식적으로 펼쳐 허벅지에 가져다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하자 두 손을 모아 깍지를 낀 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핵무기에 대한 언급이 이뤄지는 동안 별다른 표정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후 "오늘 말고도 많이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통역 버전을 전해 듣고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또 '좋은 관계'라는 단어가 들려오자 역시 고개를 끄덕여 동조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둘쨋날인 이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소 엄중해보이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한쪽 팔을 테이블에 기대고 편한 자세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의 '환상영화'라는 표현을 번역한 "fantasy movie"라는 표현을 듣자 입을 다문 채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잠시 웃다 다시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두 정상은 10분이 조금 못 되는 시간 동안 공개발언을 진행한 뒤 곧바로 비공개 회담으로 전환, 본격적인 비핵화 담판에 착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모두발언 종료 직후 "우리한텐 시간이 귀중한데"라며 기자들을 겨냥해 "날래 좀 들어가셔야 무슨 뭐 이야기를…"이라고 본격적인 담판 착수를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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