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조정, 국채발행 등 방안 나오지만 경기침체에 실효성 의문
"재원조달 방법 없이 복지성 정책들 나와…진정성 의심" 지적도
정부는 삶의 영역 5개 분야, 생활 기반 4개 분야 등에서 다양한 사업 추진계획을 밝히면서도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사업추진을 위한 총 예산규모도 전체 합산을 하지 않았고 기획재정부와 협의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는 이유로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고교 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오는 2학기부터 3년간 고교 무상교육에만 4조2500억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치가 나왔다. 문재인정부의 포용국가 사회정책은 교육뿐만 아니라 돌봄, 고용, 주거, 건강, 문화, 환경, 안전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기로 해 대규모 재원이 불가피하다. 이날 발표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에서는 5년간 332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확보를 위해 추측해볼 수 있는 방안은 세수입를 늘리는 것이다. 단 국민 정서와 정치·사회적 요소를 고려해 직접적인 증세를 추진하기는 어렵다.
서울대 경제학과 김완진 교수는 "명목세율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세수를 확대할 방안은 있다"며 "세금감면 범위를 조정하거나 고소득자의 세금비율을 조정하거나 기술적인 방법으로 실질세율을 올릴 방법은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비교해 건전한 국가 부채비율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국채를 발행해 국가가 빚을 지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43.2%다. 같은 기준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122.2%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세수 총액은 전년보다 28조2000억원이나 늘어난 29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단국대 경제학과 김태기 교수는 "국채발행이 정부가 고려해볼 수 있는 카드이지만 그동안 세수가 잘 걷힌 건 부동산 경기가 좋았고 세금 전산화로 세금을 안 내던 사람들도 세금을 내게 했기 때문인데 그 효과가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꺾일 것"이라며 "세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근로소득세, 법인세인데 경기침체로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법없이 정책발표가 선행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2022년까지 계획이 나와있는데 문재인정부 임기와 일치한다"며 "재원을 마련할 방안이 없이 복지성 정책들을 발표하면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정당국과 협의를 통해 이르면 오는 4월에 현재 수립 중인 중기재정계획에 구체적 사업방안을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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