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측 "3.1절 기해 강제집행 들어갈 수 있을 것"
"재단설립은 추후 생각해볼 문제"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건 이병목(1923년생) 할아버지의 아들 이규매씨를 비롯한 피해자 유족들과 일본 내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마루노우치(丸の内)에 위치한 미쓰비시중공업 본사를 방문해 면담을 요청했다.
작년 10월 우리 대법원이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이어 11월에 미쓰비시중공업에 배상판결을 한 이후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해자 유족들을 대표해 미쓰비시중공업 측과 면담한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高橋信) 공동대표는 "(미쓰비시 측에서)원래 예정대로 나와 데라오(테루미(寺尾光身) 대표 이외 (유족들은) 안 만나겠다고 해서 (강제집행) 통보서만 전달하고 왔다"라고 말했다.
다카하시 대표는 이어 "2월 말까지 (미쓰비시측의) 성의있는 답변이 없는 경우 강제집행을 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전달했다"면서 "(2월 말까지 미쓰비시의 답변이 없을 경우) 한반도 독립 역사의 중요한 날인 3월 1일에 강제집행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쓰비시중공업의 자산을 모두 파악해 리스트로 갖고 있다"면서 "어떤 자산에 강제집행절차를 들어갈지는 3월 1일에 말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신일철주금의 경우 원고 피해자가 모두 사망했으며 미쓰비시도 올해 들어 2명 사망했고 점차 고령화되고 있다"면서 "10년, 20년 싸워온 원고(피해자측)를 위해서라도 대법원 판결의 이행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쓰비시 중공업은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인만큼 협의에 나서는 것은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화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이웃나라 한국과의 화해를 위해서도 큰 걸음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를 방문한 피해자 박창환(1923년생) 할아버지의 아들 박재훈씨는 "한국에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본사까지 찾아올때는 참담한 심정이었다"라면서 "한국,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들이 억울하게 돌아가신 피해자 분들이 서운하지 않도록 잘 해결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병목 할아버지의 아들 이규매씨는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해결해드렸으면 좋았을텐데 (미쓰비시 측이) 자꾸 시간끌기하는 것이 답답하다"면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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