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3월 초까지 소방펌프차 1052대 결함 고친다"(종합)

기사등록 2019/02/13 19:02:03

3대중 1대꼴 매연저감장치 수동 작업시 방수 지연

뒤늦게 전수조사…현대車 정비계획 15일까지 받기로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화재 진압에 쓰이는 기동장비인 소방펌프차 3대 중 1대꼴로 방수가 지연되는 결함이 확인돼 소방당국이 뒤늦게 조치에 나섰다.

소방청은 다음달 초까지 전국 소방펌프차 1052대에서 발견된 방수 지연 결함 문제를 해결한다고 13일 밝혔다.

소방펌프차는 물탱크와 압축된 물(소방용수)을 소방호스로 이동시키는 펌프가 구비된 특수차를 말한다. 강화된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매연저감장치(DPF)나 선택적환원촉매(SCR)를 장착해 높은 열로 매연을 태워 없애야 한다.

일선 소방서에는 매연이 일정량 쌓여 램프 경고등이 켜지면 소방관이 수동으로 매연저감장치 내 동력전달장치(PTO)를 작동시켜 엔진 분당 회전수(RPM)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매연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때 차량의 원상 복구까지는 최소 2분이 소요돼 긴급 화재 발생 시 펌프 장치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지난달 23일 119안전센터와 50m 가량 떨어진 경기 구리시의 2층짜리 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1분도 안 돼 현장에 도착하고도 진화에 나서지 못한 이유다. 당시 소방펌프차는 매연저감장치 수동 작업을 하던 중 출동 지령을 받아 현장에 투입됐었다. 

이에 소방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약 2주간 전국 18개 시·도 소방본부가 보유 중인 소방펌프차 3000여 대를 전수조사해 총 1052대에 동일한 결함이 있음을 알아냈다. 소방펌프차 3대 중 1대가 화재 현장에서 먹통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해당 차종은 모두 '유로6' 배출가스 기준에 맞춰 2015년 6월부터 생산된 현대자동차 5t 메가트럭이었다.

시도 소방본부별 결함 대수는 경기 172대, 서울 134대, 강원 117대, 전남 79대, 인천 64대, 경북 60대, 부산·충북 각 59대, 대구 58대, 경남 57대, 전북 51대, 충남 28대, 창원 26대, 울산 24대, 광주 21대, 제주 18대, 세종 11대, 대전 10대, 소방청(중앙소방학교 포함) 4대 등이다. 

소방청은 차량 제조사인 현대차 측으로부터 15일까지 매연저감장치 작동 여부와 상관없이 상시 방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비 계획을 제출받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사양의 소방차량에 유사 증상이 발생하는지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소방펌프차 매연저감장치 사용·관리 매뉴얼도 내려보냈다. 

소방청 관계자는 "엔진에 기반한 기술적 문제여서 장비교체 없이 프로그램밍만 개선하면 된다. 늦어도 3월 초까지 개선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며 "앞으로 소방차량 납품 검사 시 프로그램과 관련된 적정 여부를 확인하도록 명시하는 등 장비 납품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