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대 회장으로 중앙회 궤도 올려..."공약 90% 달성" 자부
26대 회장 도전하며 "업계 맏형으로 부활시킬 것"
이제는 숲보다 나무..."개별 조합위한 사업에 집중"
2007년 슬로건 그대로 "지금이 할 말, 할 일 필요한 때"
'기업가 정신' 살려 공약 달성 "투쟁보다 대화로"
지나온 8년을 넘어, 앞으로의 4년을 짊어지겠다는 각오를 밝힌 김기문 진해마천주물공단조합 이사장(64·제이에스티나 회장)은 13일 제26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를 이같이 요약했다.
김기문 이사장이 기호 2번으로 이름을 올린 중기중앙회는 그가 '잘 아는 집'이다. 2007년 23대 회장을 시작으로 연임에 성공, 내리 8년 간 회장으로 조직을 이끌었다. 김 이사장이 약자의 틀에 머물렀던 중앙회를 어엿한 경제단체로 탈태(奪胎)시켰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는 평이다. 조직의 선두에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홈앤쇼핑의 창립, 대기업으로부터의 울타리로 자리한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살림이 없다.
'나는 공약의 90%를 이행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김 이사장의 재도전에는 여전히 곤궁한 업계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는 혁명에 가까운데 업계를 대변해야할 중앙회의 존재는 소상공인연합회보다도 못하다고 진단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날 두번의 회장을 거치며 하드웨어를 정비했다면, 이제는 개별 조합의 특성을 고려한 미시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회장직에 또 다시 도전하는 것을 두고 말이 나오는데 역설적으로 보라. 내게는 8년의 경험이 있다. 제도와 법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노하우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치뤄질 선거를 위해 마련한 그의 공약집 첫 장에는 2007년에 이어 '할 말하고 할 일하는 중앙회'가 슬로건으로 인쇄돼 있다. 여기에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할 말과 할 일이 중앙회에게 필요한 때'라는 그의 생각이 녹아 있다.
그는 성공한 기업인으로 삶을 걸어왔듯 목표를 향한 여정도 헤쳐나간다는 포부다. 김 이사장은 시계 브랜드 로만손을 창업했다. 여성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를 손수 키워냈다. 현재 제이에스티나는 매출 규모 1500억원, 국내 시계·주얼리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초대 개성공단입주기업회장으로도 활동하며 공단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강경한 투쟁은 기업가 정신과 맞지 않다. 중앙회는 노동조합이 아닌 이익단체"라며 "임금과 근로시간 같은 사안을 놓고 노동조합을 설득하고 정부와 조율하는 점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중소기업을 둘러싼 여러 이합집단들과 협업에도 유연하게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소상공인연합회와는 '형과 아우' 같이 때에 따라 손발을 맞추고, 소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를 상대로는 필요하다면 '합숙훈련'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이 중소기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도 간간히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우리 경제, 지금 정말 어렵다. 지난 날 경험을 살려야만 하는 때"라며 "어려울수록 빛나게, 그렇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최대 장점이다. 당당한 중소기업, 함께하는 협동조합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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