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김미숙씨, 장례식장 기자회견
"두달 동안 냉동고에…너무 마음 아파"
"다른 동료들 안 다치고 안 죽었으면"
"두달 간 세상 이상하다는 것 알게돼"
58일 만에 아들을 가슴에 묻을 수 있게 된 어머니는 앞으로의 삶을 아들 동료들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다.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얘기다.
김씨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아들을) 잘 보내는 것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설 전에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많이 이야기했는데 다행히도 명절 연휴 첫날부터 협상이 시작됐고 어제 아침에 마무리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상정비 비정규직은 그대로인 상태다. 직접고용이 안 돼서 그 부분은 (합의 성과가) 미미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그렇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두달 동안 (아들이) 냉동고에 눕혀져 있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그렇게 두고 싶었겠느냐"며 "그렇지만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누명을 벗겨야 하고 용균이의 동료들도 지켜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용균이도 피켓을 들지 않았나"며 "(입사) 3개월 만에 피켓을 들었다는 건 (아들이 일했던)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을까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김씨는 또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다른 동료들이 다치지 않고 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다시는 저처럼 아이를 잃어 가슴에 큰 한을 남기지 않도록 (동료들을) 다 살리고 싶은 마음이 여태까지 저 아이를 냉동고에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김씨는 장례를 치르기까지의 소회에 대해 "이 일을 겪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며 "두달 전까지만 해도 일반 가정주부였고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했는데, 두달 간 엄청나게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들이 다니던 회사 사람이 와서 '애는 착실했고, 하지말라는 것 하고 가지 말라는 곳 가서 죽었으니' 보험금 들어 놓은 것을 찾아가라고 했다"며 "이게 사실인지 알아보려고 몰래 동료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들은 완전 반대의 이야기를 했다. 서부발전이 우리를 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아들이 일하던 발전소 현장인) 회사를 들어갔는데 너무 열악했고 너무 처참하게 죽어서 그것에 대한 한이 더 길게 남았다"고도 전했다.
장례 후 김용균 사건 시민대책위원회 역할은 계속될 계획이다.
이태의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장례 후 직접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발표 이후 진상규명위원회를 곧바로 조직해 (정규직) 전환 여부와 방식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두달 동안 같이 해온 분들, 용균이 친구들과 상의한 뒤 (시기와 면담 내용을 정해) 보고 싶다고 하셨다"며 "오늘 오후 (빈소에 방문하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우원식 의원과 상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빈소가 차려진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방명록에 기록된 인원은 1200명이다. 이 위원장은 "방명록이 10권째"라며 "학생부터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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