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대표, 6일 평양서 김혁철 만나 실무협상
"김정은 의중 반영한 합의문 초안 완성 가능성"
"北 실무협상에 무게…성과낼 수 있는 기회될 것"
美 국정연설과 일정 비슷…일정·장소 발표할듯
비건, 방북 준비 분주…오산 공군기지 등 거론
특히 후속 실무협상 개최 장소가 당초 예상했던 판문점이 아닌 평양으로 낙점되면서, 북미 간 회담 합의문 초안 작성에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 국무부는 5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과 회담을 갖기 위해 오는 6일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양에서의 실무협상 개최는 우선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미국 측이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평양에서 협상을 하면 북한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반영된 입장을 빠른 시간에 전달 받을 수 있어 실무협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간극을 좁히기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건 특별대표가) 평양에 들어갔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직보(직접 상부에 보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그때그때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큰 틀에서 합의문 초안을 상당히 완성하기 위해서는 평양에 가서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의미가 아니겠냐"며 "북한 입장에서 놓고 보면 결국 비건을 불러들이는 것이니 모양새도 나쁘지 않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평양에서 회의를 할 때 비건 특별대표가 원하는 답을 북한이 상의해서 즉각 줄 수 있다"며 "여러 차례 대화보다 짧은 대화를 통해서 횟수를 줄여가면서 성과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실무협상에 무게를 상당히 뒀다고 봐야된다"며 "북한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고위급 관료들을 불러 직접 지도자와 만날 기회도 만들었지만, 이번처럼 북한이 실무협상을 불러들인 경우가 없었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회담이 풀리는 수준에 따라서는 (비건 특별대표가) 다양한 인사들을 만날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비건과의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평양 방문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김 위원장을 직접 접견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비핵화 실무협상자인 비건 대표가 김 위원장을 만날 경우 북한의 의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 발표 역시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한국시간 6일 오전으로 예정된 국정연설이나 그 직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무협상이 6일로 확정되면서 협상 내용 자체가 국정연설에 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슷한 시간에 국정연설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날짜와 장소가 발표되면 북미 간에 정상회담 경호 및 의전과 관련된 실무협상도 개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최지는 현재 베트남 다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비건 특별대표의 방북 루트에 대해서는 현재 알려진 바 없다. 오산 공군기지에서 군용기를 통해 이동하는 방안이나 베이징을 경유해 고려항공를 이용하는 방안, 판문점이나 제3의 장소에서 헬기를 이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주일미군 요코타 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해 평양을 방북한 적이 있어 요코타 기지에서 항공기가 지원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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