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천안 망향의동산 영면 "편히 훨훨 날아가세요"

기사등록 2019/02/01 20:13:49
【천안=뉴시스】조성봉 기자 = 1일 오후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안장식이 엄수됐다. 2019.02.01.suncho21@newsis.com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오랜 세월 모진 고통과 상처를 잘 견디셨습니다.  마음 편히 훨훨 날아가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활동가인 고(故) 김복동(1926~2019) 할머니가 1일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후 김 할머니의 안장식이 열린 망향의 동산에서는 앞서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엄수된 영결식에 이어 시민장례위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더불어민주당 이규희·윤일규 의원 구본영 천안시장, 천안시민 등 250여 명이 마지막을 함께 하며 김 할머니의 안식을 기원했다.

김 할머니는 생전 소원이었던 일본의 진실한 사과는 듣지 못했지만, 망향의 동산 내 장미 묘역에서 깊은 영면에 들어갔다.

【천안=뉴시스】조성봉 기자 = 1일 오후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엄수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안장식에서 이용수(왼쪽) 할머니가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9.02.01.suncho21@newsis.com
김 할머니 영면까지 함께한 한 학생은 "할머니 삶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평화와 인권운동의 길을 이어가겠습니다"라며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안식하세요"라며 울먹였다.

구 시장도 추모사를 통해 "김 할머니는 그간의 아픔에서도 굳건히 같은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해 헌신적 노력하셨습니다. 이제는 하늘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보시면서 편안하게 하늘나라에서 안식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주변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봉분에 앞서 집적 흙을 뿌리자 주변에서는 엄숙함이 밀려왔다.

【천안=뉴시스】함형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복동 할머니 하관식이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망향의 동산에서 열려 시민들이 슬픔에 잠겨   2019.02.01.foodwork23@newsis.com
앞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엄수된 김 할머니의 영결식에서는 1000여 명(주최·경찰 추산)의 시민이 함께했다.

나비처럼 두 팔을 벌린 김 할머니의 모습을 담은 차량 뒤에는 200m에 가까운 운구 행렬이 뒤따랐다.

할머니의 한국 나이에 맞춰 준비된 94개 만장에는 '아베는 사죄하라' '후대들은 전쟁 없는 세상에서' '일본은 조선학교 차별 말라' 등 성노예제 문제 해결, 평화와 통일을 요구한 할머니의 생전 목소리와 요구가 담겼다.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 나이로 끌려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 끌려 다니며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다. 김 할머니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3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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