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계획을 거의 손대지 않은 채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연례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지지(時事)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통신은 자체 입수한 전문가 패널의 연차 보고서안를 인용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또한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민간시설을 탄도 미사일 개발에 이용하는 사실도 보고할 방침이라고 통신은 밝혔다.
전문가 패널의 연차 보고서는 3월 정식 공표된다.
보고서안에 따르면 북한 영변 핵시설은 흑연 감속로(5MW)를 포함해 여전히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연 감속로는 작년 9~10월에 가동을 정지하고 사용 끝난 폐핵연료봉을 꺼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안은 유엔 회원국 정보로서 적시했다.
폐핵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재처리를 행하는 영변의 방사화학연구소에서 지난해 4~5월 증기가 발생한 상황 등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것에 보고서안은 "보수 유지작업을 공산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용의를 표명했다.
또한 북한 강성에 있는 시설에 대해 보고서안은 '우라늄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언급했다.
관계 소식통은 유엔 보고서가 강성 시설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 잡지 디플로매트는 작년 평양 근교에 위치한 강성에 있는 시설이 2003년부터 가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보고서안 북한이 핵과 미사일 제조시설이 무력화당하는 경우에 대비한 전략 일환으로 민간 공장과 비군사시설을 반복해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회원국이 통보한 사실을 담았다.
가령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B) 성능을 가진 '화성 15형' 조립은 중부 평성의 트럭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의 회원국은 2018년 11월 북한이 북쪽 국경 부근에 ICBM 기지를 건설하는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보고서안은 아울러 북한이 미사일 생산공장과 창고, 시험장을 분산시키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상공을 통과한 2017년 8월과 9월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화성 12형'은 모두 평양 순안공항에서 쏘아올려졌다는 점도 보고서안은 담고 있다.
이밖에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어업권의 이전 사례도 확인하고 있다. 어업권을 넘겨받은 중국 측의 어선 200척이 북한 해역에서 어로작업을 하고 있으며 어업권이 5만 위안(약 830만원)이라는 증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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