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땐 수주잔량 기준 조선업 1·2위 합병…3위 이마바리보다 3배 많아
방산·LNG선 등 사업구조 동일…한솥밥 먹으면 시너지 효과 기대
31일 업계에 따르면 클락슨리서치 기준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량 1위는 1만1145CGT를 보유한 현대중공업그룹이다. 2위는 대우조선해양으로 5844CGT다. 두 회사의 수주잔량을 합치면 1만6989CGT로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3CGT)보다 3배 많고 5위 삼성중공업(4723CGT)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많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압도적인 글로벌 1위 조선사로 거듭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글로벌 조선 시황은 살아나고 있지만 공급 과잉에 따라 빅2 체제 개편 목소리는 계속 제기됐다. 국내의 경우 기술력이 비슷한 조선 3사가 과당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 회복이 더뎠던 측면이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방산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사업구조가 거의 겹친다. 이로 인해 두 회사가 한솥밥을 먹게 되면 겹치는 사업을 조정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게자는 "조선업황이 회복되고 있지만 공급과잉으로 한국 조선 3사끼리 수주 단가를 낮추는 출혈경쟁이 벌어진 측면이 있다"며 "1, 2위 업체 간 합병이 이뤄지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규모가 워낙 커서 전량을 인수하는 것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방식은 산업은행과의 '주식 맞교환'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현대중공업지주의 주식과 맞바꾸는 방식이다.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55.7%로 현재가 기준 약 2조1500억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주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 전체 지분의 약 25.8%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주식을 맞교환하되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자금인 1조8000억원의 실탄을 추가로 쓸 것으로 관측된다.
인력 구조조정도 관건이다.
두 회사는 사업 구조가 동일해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중공업는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소식에 이날로 예정됐던 임금 및 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투표를 연기했다.
이들은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과 겹치는 업무를 하는 조합원들 고용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경영이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했던 회사가 이제 와서 막대한 돈을 들여 대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합원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파악할 때까지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잠정 연기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kje13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