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상 지금 위치에 놔두는 게 맞겠다"
"촛불을 떠올리도록 작업하지는 않겠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 국제공모 당선작 'Deep Surface, 과거와 미래를 깨우다'의 대표설계자인 진양교 교수(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CA조경기술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설계공모 시상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순신상을 옮기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지금 위치에 놔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나도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동상이고 다들 '50년 근대사의 흔적', '광화문의 상징'이라고 말하니 놔두는 게 맞겠다"며 "시민 반응이 의외로 빨리 왔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또 광장 바닥에 새길 촛불집회 문양에 관해서도 "촛불을 떠올리도록 작업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은 좋은 의미인데, 어느 한 쪽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촛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가 생겼는데, 이제 와서 우리가 '그건 아니다'고 설득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게 어떤 분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는데, 우리는 그런 해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바닥 문양은 가급적 더 추상화된 방향으로 만들겠다"며 "이게 촛불 문양으로 읽힐지, 2002년 월드컵 때 모인 인파로 읽힐지는 시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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