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설계자 "이순신상 이전-촛불문양 포기"

기사등록 2019/01/25 18:22:49

"이순신상 지금 위치에 놔두는 게 맞겠다"

"촛불을 떠올리도록 작업하지는 않겠다"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진희선(왼쪽) 행정2부시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에서 열린 2019년 광화문시민위원회 정기총회 및 국제설계 공모전 시상식에서 최종 당선작 'Deep Surface, 과거와 미래를 깨우다'의 CA조경기술사사무소 진양교 대표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있다. 2019.01.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새로운 광화문광장 설계자가 이순신 장군상을 옮기고 바닥에 촛불집회 상징문양을 새기는 기존 설계안 내용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설계안 중 해당 내용으로 보수진영으로부터 반발이 일자 파장 축소를 위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 국제공모 당선작 'Deep Surface, 과거와 미래를 깨우다'의 대표설계자인 진양교 교수(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CA조경기술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설계공모 시상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순신상을 옮기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지금 위치에 놔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나도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동상이고 다들 '50년 근대사의 흔적', '광화문의 상징'이라고 말하니 놔두는 게 맞겠다"며 "시민 반응이 의외로 빨리 왔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또 광장 바닥에 새길 촛불집회 문양에 관해서도 "촛불을 떠올리도록 작업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은 좋은 의미인데, 어느 한 쪽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촛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가 생겼는데, 이제 와서 우리가 '그건 아니다'고 설득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게 어떤 분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는데, 우리는 그런 해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바닥 문양은 가급적 더 추상화된 방향으로 만들겠다"며 "이게 촛불 문양으로 읽힐지, 2002년 월드컵 때 모인 인파로 읽힐지는 시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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