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포괄임금제 폐지 잇따라

기사등록 2019/01/27 09:06:00

네오플, 포괄임금제 폐지에 노사합의

EA 코리아, 포괄임금제 전면 폐지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글로벌 게임 챌린지 2018이 열린 20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대회 참가자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2018.12.20.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최근 게임업계에 포괄임금제 폐지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얼마 전 게임업체 넥슨 계열사 네오플은 포괄임금제 폐지에 노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EA)의 한국지사 EA 코리아도 포괄임금제 전면 폐지를 알렸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계열사 네오플 노사는 최근 포괄임금제를 폐지키로 합의했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는 계열사인 네오플 단체교섭에서 ▲포괄임금제 폐지 ▲유연근무제도 개선 ▲복리후생 및 모성보호 확대 ▲노조활동 보장 등에 노사가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괄임금제 폐지는 상반기 시스템 변경 등을 완료한 후 8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EA 코리아도 이달을 기점으로 포괄임금제를 전면 폐지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번 포괄임금제 폐지로 임직원의 기존 연봉은 모두 기본급으로 전환된다. 시간외근무에 대해서는 보상휴가를 제공하고 미사용 시에는 익월 야근 수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임금제도를 말한다. 그간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야근을 해도 포괄임금제 때문에 추가수당을 받기는 어려웠다.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처지가 열악하다는 목소리도 여기서 비롯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산업은 시장규모 12조원대로 급성장했지만 정작 게임을 설계하고 만드는 게임업계 노동자의 처지는 매우 열악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포괄임금제 때문에 공짜 야근을 밥먹듯이 했고,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직전 고강도 근무체제를 유지하는 것)는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일부 게임회사가 포괄임금제 폐지에 나선 것은 게임 개발자 등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동조합이 없었다면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넥슨은 게임업계 최초로 노조를 설립했다. 당시 넥슨노조는 "크런치모드는 워라밸모드로 바꿀 게임업계 제1호 노동조합을 세운다"고 강조하며 출범을 공식화했다.

한편, 네오플, EA 코리아의 포괄임금제 폐지 움직임이 다른 게임회사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다만 게임업계엔 '공짜 야근'과 장시간 노동이 오랜 기간 일상화 돼온 터라 포괄임금제 폐지 등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일부 게임 개발자들은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노동환경 역시 매우 열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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