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3년차]초대형 IB 핵심은 '발행어음'…한투·NH 각축, KB證 도전장

기사등록 2019/01/27 13:58:00

초대형 IB 핵심은 '발행어음'…"신규 자금조달 및 규모의 경제 달성"

한투 발행어음 1호 인가 획득…NH證 2호, KB證 도전장

"신사업 인가에 소극적인 면은 아쉬워"…"적극적 규제 완화 필요"

【서울=뉴시스】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건물 전경.(사진 = 각 증권사 제공)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올해도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은 5개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사업권 획득을 위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1호, 2호로 선정된 가운데 최근 KB증권이 새롭게 '발행어음' 사업 신청서를 낸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인가 외 추가적인 규제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 보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대형 IB 핵심은 '발행어음'…"자금조달 창구 역할 및 규모의 경제"

초대형 IB는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시작됐다.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혁신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6년 8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 방안이 발표되면서 초대형 IB 시대가 개막됐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조건을 갖춘 5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를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또한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들에게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단기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 신청 권한을 줬다.

발행어음 인가는 초대형 IB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만큼 초대형 IB들은 단기어음을 통해 자본여력이 더욱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의 두배까지 자금을 모을수 있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확대된다"며 "레버리지를 통한 수익 확대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다양한 규모의경제도 달성할 수 있게 된다"며 "초대형 IB의 핵심은 결국 발행어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발행어음 사업이 기업에게는 모험자본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고, 개인에게는 새로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업과 투자자에게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NH투자증권이 내놓은 적립형 발행어음의 금리는 5%로 시장금리보다도 2% 이상 높아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출시한 '퍼스트 발행어음' 역시 이틀만에 5000억원이 완판되는 등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한투, 발행어음 1호 사업자…NH證 2호, KB證 도전장

국내 초대형 IB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처음으로 발행어음 사업자 1호로 선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3조7000억원 규모까지 발행어음을 늘렸다.

이어 NH투자증권이 지난해 5월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획득해 단기어음 발행에 나섰다. 이후 NH투자증권은 7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 지난해까지 약 2조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달 내 외화표시 발행어음을 선보일 예정이다"며 "공격적인 수신정책보다는 기업금융자산 운용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수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까지 약 4조원까지 발행어음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KB증권이 발행어음 3호 사업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를 위반해 징계를 받은 데다 고객 휴면계좌를 사용해 거액의 투자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발행어음 신청을 자체 철회했지만 이후 새롭게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단기발행어음 사업은 법률의 취지에 맞도록 운영할 것"이라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리스크를 헷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하다. (사진=뉴시스DB) 2019.01.08. photo@newsis.com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향 필수…"성장 산업으로의 인식 필요"

발행어음 사업이 시작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업계에서 느끼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만큼 더 큰 성장을 위해 달려나가야 할 상황이지만 아직도 족쇄에 묶여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산업을 규제 산업으로 인식하는 틀에서 벗어나 성장산업의 한 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초대형 IB에 대해 지배구조 검사나 과거 제재 등을 이유로 신사업(발행어음) 인가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KB증권은 현대증권 시절 받았던 징계 문제로 발행어음 인가를 자진 철회했고 삼성증권 역시 유령증권 사태로 신사업 진출이 2021년까지 불가능하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검사를 받고 있어 아직까지 발행어음 인가가 요원한 상황이다.

그는 "초대형 IB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신용공여 범위를 제한하려는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개선돼야 할 점"이라며 "물론 초대형 IB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로 벤처기업이 자유롭게 설립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45조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법률 상 '이해상충'의 부분은 해석의 범위가 넓어 사업 추진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별도의 TF 팀을 구성해 해결책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자본시장 규제 완화를 통해 변화하는 금융투자산업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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