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8개월 만에 다시 맞춘 수제화···쇠락 산업 체감한 文대통령

기사등록 2019/01/03 18:40:04 최종수정 2019/01/17 14:32:45

성수동 수제화 거리 방문···靑 "수제화 시장에 활력 위해"

文대통령 "가죽제품은 오래 쓸 수록 사용한 맛이 나"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 거리 매장에서 구두를 제작하고 있다. 2019.01.0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년8개월 만에 구두 한 켤레를 다시 맞췄다. 취임 직후 맞췄던 수제구두 명장을 직접 찾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전통 산업의 어려움을 현실을 피부로 느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 거리를 방문했다. 혁신창업 육성의 대척점에 있는 침체된 전통산업의 현주소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문 대통령은 성수동 방문은 사회적 기업 육성 차원에서 이뤄졌던 2017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당시 방문 때 수제화 거리는 찾지 않았다가 이번에 첫 발걸음을 하게 됐다.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제화 산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아이디어와 열정을 갖고 수제화 산업에 뛰어든 청년 창업자를 격려하기 위해 성수동을 찾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성수동 방문에 안내를 맡은 사람은 대한민국 '1호 수제화 명장' 유홍식 대표였다. 2017년 5월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를 방문해 구두 제작을 한 일화로 한 차례 유명세를 탔었다.

당시 유 대표는 일반 고객이었다면 60만∼70만원에 판매할 구두를 문 대통령에게는 특별가로 30만원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는 당시의 인연으로 김정숙 여사의 해외순방용 맞춤 수제구두를 제작한 전태수 대표를 소개하기도 했다.

수제화 매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신고 있던 구두를 가리키며 "이 신발도 명장님이 만들어 주신 것"이라며 반가움의 뜻을 나타냈다.

이에 유 대표는 "북한 넘어가실 때 봤다"며 문 대통령이 평양 방문 때 신었던 구두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평소 양복에는 그것을 신는데, 오늘은 캐주얼 차림이어서 (다른 것을 신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서울 성동구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을 방문해 유홍식 드림제화 대표, 정원오 성동구청장에게 희망플랫폼 1층 쇼룸에 전시된 수제화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19.01.03. photo1006@newsis.com

문 대통령은 성수동에 수제화 거리가 조성된 배경에 대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설명을 들은 뒤, 젋은 세대 창업 현황을 물었다.

유 대표는 "많지 않다. 배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도 "그래도 요즘에 여기에 푹 빠진 애들이 몇 명 있는데, 아주 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자신의 구두를 맞춘 뒤 손님이 늘었다던 유 대표의 말을 들은 뒤 "영업에 조금 도움이 됐습니까"라고 물으며 "유 대표님 가게 뿐만아니라 성수동 수제화 거리 전체가 홍보가 많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수제화 매장을 둘러 본 문 대통령은 이후 가죽 핸드백 제작 매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제가 변호사를 할 때도 서류 가방은 늘 수제로 맞춰서 사용했다"며 가죽 제품 애호가임을 드러냈다.

이어 "기존 서류 가방들이 겉으로는 좋아보여도 서류를 많이 넣을 수가 없다"며 "큰 기록을 넣으려면 특별히 맞춰야 했다. 가죽제품은 오래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사용한 맛이 난다"고 덧붙였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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