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메이, 또 위기…노동당, 의회에 불신임 동의안 제출

기사등록 2018/12/18 10:15:03

코빈 노동당 대표 "브렉시트 의회 표결일 앞당겨야"

보수당 강경파·DUP 등 反메이파도 "기괴한 짓" 비난

【서울=뉴시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17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의회에 불신임 동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코빈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회의장을 떠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진=가디언 유튜브 채널 캡처) 2018.12.18.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일주일 만에 또 불신임 투표에 맞닥뜨렸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17일(현지시간) 불신임 동의안을 제출하면서다. 보수당 내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한 지 일주일만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코빈은 17일 저녁 의회에 정부 불신임 동의안을 제출했다. 이를 지켜보던 메이 총리는 코빈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회의장을 떠났다.

노동당 측은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표결 날짜를 크리스마스 이전, 즉 이번 주 내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노동당의 의견을 무조건 수용해야할 의무는 없으나, 노동당이 "표결 일을 미루는 것은 하원의 신임을 얻을 수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빠른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코빈은 불신임안을 제출하며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위해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나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원들을 향해 말했다.

이날 하원에 출석한 메이 총리가 "합의안에 대한 토론을 1월7일부터 실시한 뒤 그 다음 주에 투표를 열 것"이라고 말한 데에 대한 전면적인 반박이다.


【런던=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하원을 찾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원들에 향후 브렉시트 일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내년 1월 중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018.12.18.

코빈은 또 불신임 동의안은 내각 전체가 아닌 메이 총리를 겨냥한 것이라며 "이 방법이야말로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일을 이번주 내로 당길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고 주장했다.

코빈의 불신임안 제출에 반(反)메이파로 분류되는 보수당 내 유럽 회의론자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스티브 베이커 전 브렉시트부 차관은 지난주 보수당 내 불신임 투표에서 메이 총리가 승리했음을 강조하며 "우리 당은 민주적 결정을 받아들였다. 어떠한 경우에도 불신임 투표에서 노동당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나이절 도즈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부대표 역시 메이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DUP 의원들은 노동당의 기괴한 행동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즈는 지난 주 메이 총리가 보수당 내 투표에서 승리한 뒤에도 "여전히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며 비관적인 논평을 내놓은 인물이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와 DUP 등이 연달아 메이 총리의 지지 의사를 밝힘에 따라 힘을 얻은 내각이 노동당의 불신임 제출안을 더 빠르게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 싱크탱크 정부연구소(nstitute for Government)의 캐서린 해던 선임연구원은 "이 경우 오히려 메이 총리에 더 큰 동력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기총선으로 인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경우에 대한 사회적 불안, 집권당의 위치를 빼앗길 수 있다는 보수당 내의 셈범이 메이 총리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던은 설명했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라 내각 불신임안이 3분의 2 이상(434표)의 지지를 받아 하원을 통과하고, 다시 14일 이내에 새로운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는 경우 조기총선이 열리게 된다.

현재 영국 하원의 총 의석은 650석이다. 이중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361석,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DUP는 10석을 차지하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257석을 확보하고 있다.

메이 총리의 불신임을 막기 위해서는 스코틀랜드국민당(35석),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7석), 웨일스민족당(4석), 녹색당(1석), 무소속(8석) 등의 반대표가 필요하다.




 sound@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