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전 시장 측 "사기범에 빌려준 돈, 공천과 무관" 강조

기사등록 2018/12/11 12:48:57

"문자메시지 전체적 맥락에서 봐야"

"일방적 해석 자제해 달라" 주문도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소환 이틀째인 11일 오전 광주지검에 들어가고 있다. 2018.12.11.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윤장현 전 광주시장 측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사기범에게 속아 빌려준 돈은 공천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쳤다.
 
 윤 전 시장 측 대변인은 11일 "윤 전 시장이 사기범 김모(49·여) 씨에게 속아 빌려 준 돈은 (6·13지방선거 재선) 공천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윤 전 시장이 검찰에 재출석한 직후 광주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윤 전 시장과 김 씨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0월 사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전체적 맥락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락적으로 보면 합리적 의심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빌려 준 돈과 공천 대가성 사이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씨에게 빌려준 돈이 마치 공천 대가성인 것 처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윤 전 시장은 전직 대통령의 부인 행세를 하는 김 씨의 각종 거짓에 속아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김 씨에게 4억5000만 원을 빌려줬다.

 돈이 건네진 전후 둘 사이 268회의 문자메시지도 오고갔다.

 김 씨는 6·13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마치 윤 전 시장의 재선 도전을 도와줄 듯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여러차례 보냈다.

 검찰은 이 같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근거로 윤 전 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대변인은 "김 씨가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윤 전 시장에게 '공천에 관한 진술을 하지 않겠다.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는 문자까지 보냈지만 여기에 대응하지 않았다"며 이는 빌려준 돈과 공천 간 관련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사기와 사기미수·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지난 7일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시장 측은 김 씨의 사기행각에 속았을 뿐 공천을 염두에 두고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대변인은 윤 전 시장이 김 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 "임기가 끝나는 시점, 경제적 여건이 어려웠다. 다른 특별한 소득 없이 연금 82만 원만 받고 살아갈 상황이어서 돌려달라는 것이었지, 공천이 무산됐기 때문에 돌려달라는 뜻은 아니었다"며 "일방적인 해석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검·경에서 나온 윤 전 시장의 범죄사실에 대한 이야기들이 일방적이었다. 항변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 같은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또 "검찰이 기소한다면 법정에서 다툴 것이다.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단 전직 대통령의 혼외자라는 김 씨의 거짓에 속아 그의 자녀들에 대한 취업을 알선한데 대해서는 "책임지겠다"며 "다른 청년들의 취업기회를 빼앗은 셈인데 대해 윤 전 시장도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의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업무방해이다.

 시 산하단체에 김 씨 아들의 취업을 알선한 점은 직권남용, 광주 모 학교에 김 씨 딸의 취업을 청탁한 점은 업무방해 혐의에 해당한다.

 이 두 혐의는 윤 전 시장이 인정함에 따라 전날 조사가 마무리됐다.

 반면 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검찰에 재출석,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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