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11일 오전 세종청사 국무회의실에서 열린 제52회 국무회의에서 "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참석하신 분들 보입니까, 서울에서 잘 보이나요"라고 물으며 화상 연결을 시도했다. 세종청사에 있던 국무위원 및 참석자 일동은 웃음을 터트리며, 화면 속 서울청사의 답을 기다렸다.
대통령 좌석 맞은편에 설치된 대형 화면은 중간 경계선을 기점으로 세종과 서울 청사 내부를 각각 비추고 있었다. 강경화 장관 등 서울청사에서 기다리고 있던 참석자들은 "너무 잘 보입니다"라고 답하며 세종과 서울 회의장에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화상으로 연결하는 국무회의를 여러번 주재해 왔다. 특히 행정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선 영상회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후 문 대통령은 화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지난6월18일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든 회의 내용이 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영상중계되는 시스템을 도입토록 제안했다. 지난 8월23일 태풍 '솔릭' 대비를 위해 관련 부처 장관 및 시도지사와 화상으로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세종청사에서 직접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 행정수도로 계획했던 세종시를 직접 찾은 것은 자신에게도 특별한 감회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취임 후 세종시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참여정부 시절 구상했던 세종시가 이렇게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을 보니 저로서는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보화, 지방화,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행정에서 장소와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자정부 체계와 화상회의 등으로 얼마든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국무회의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날 세종에서 열린 첫 화상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다만 "그러나 아직도 국무회의 정도가 화상회의로 이뤄지고 있을 뿐 많은 회의들에서 화상회의가 활성화 되지 않고 있어서 아쉽다"며 "많은 공무원이 회의를 위해 또는 국회출석을 위해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 장관들이 부처 사무실에 상주하는 시간이 적어서 행정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며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화상회의의 보편화 필요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