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초래…세계 경제 침체 우려까지 대두
므누신 "중국이 자동차 40% 관세 없애기로 했다"
커들로 "자동차 관련 특별한 합의 없었다"
3일 크게 올랐던 미 증시는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몇몇 고위 관리들이 합의 내용에 대해 서로 엇갈리는 말을 하면서 다우존스 지수가 약 800포인트(3.1%)나 급락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합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양보했다고 주장하는 내용 대부분에 대해 확인해주기를 거부하고 있다.
베어드의 투자전략가 윌리 델위치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미·중 간에 실제 합의된 것이 별로 없는 것 아니냐고 추측하는 쪽"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언가 이뤄졌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 무엇인가가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기 채권 금리 하락도 주식 매도를 불렀다. 장기 채권 금리 하락은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 1∼2년 내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미 연준 뉴욕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가 4일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 연준의 계산 착오로 성장에 타격을 가져올 정도로 금리를 너무 빠른 속도로 올릴 수 있다는 공포를 확산시켰다.
미·중 간 합의 내용을 둘러싼 불투명성 외에도 세계 경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마찰과 이탈리아의 적자 예산 편성으로 인한 금리 인상 및 성장 둔화 우려 등 다른 많은 걱정거리들을 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3일까지만 해도 중국이 미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낮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고 미국의 지적재사권 보호를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돌연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을 다시 꺼내들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미·중 관계는 여전히 경쟁적 관계가 될 것이다. 무역 분쟁에 있어 작은 규모의 합의나 양보는 이뤄질 수 있겠지만 서로 간의 정치·경제·전략적 이해를 둘러싼 큰 격차를 좁히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혼란을 부른 것은 중국이 정말로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40%의 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했느냐는 점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이 40%의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자동차와 관련한 특별한 합의는 없었다고 전혀 다른 말을 했다.
게다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4일 폭스뉴스에서는 중국이 1조2000억 달러의 미 제품 구매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그럴 경우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모두 해소될 것이라며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90일 간의 휴전 기간 중에 미국과 중국 간 커다란 의견 차이가 좁혀질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골드만 삭스의 알렉 필립스는 "미·중 간의 실제 합의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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