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꼴페미야 페미나치"·도끼 "힙합 만만하면 너도 해봐"(종합)

기사등록 2018/12/03 19:22:19
산이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여성혐오' 시비와 모친 빚 논란으로 곤욕을 각각 치르고 있는 래퍼 산이(33)와 도끼(28)가 3일 나란히 신곡을 발매했다.

산이가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한 신곡 제명은 '웅앵웅'이다. 자신과 대립하고 있는 자칭 페미니스트 네티즌을 겨냥한 곡이다. 이들과 산이의 설전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곡에서 산이는 여성을 혐오한 적이 없다면서 "그분들 좌표 찍고 몰려 오는 소리 쿵쾅쿵"이라고 랩했다. 

산이가 '그분들'로 지목한 이들은 '메갈리아'와 '워마드'다. 온라인에서 과격하고 혐오적인 표현을 하는 여성들을 지칭할 때 등장하는 말이다. '쿵쾅'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체격이 있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통한다.

산이는 '웅앵웅'에서 "나 절대 여성 혐오 안 해" "메갈 빼애액" "꼴페미야 페미나치 패망 꼴페미 탈출은 지능순"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웅앵웅'은 온라인에서 맥락 없이 아무말이나 내뱉는 것을 가리키는데 여초 사이트에서 남성 혐오를 뜻하는 말로 변용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산이가 감정 조절을 못해 수위 조절 없이 랩을 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산이는 전날 오후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소속사 브랜뉴뮤직 레이블 콘서트 '브랜뉴이어 2018'에서 막말을 쏟아내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최근 '이수역 폭행' 사건을 계기로 쓴 신곡 '페미니스트'로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던 그는 이날 객석을 향해 "여러분 내가 싫으냐"고 물었다.

일부가 "싫다"고 소리치자 "난 여러분이 좋다, 왜 싫어하나. 나는 사랑으로 대하겠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이후 한 관객이 그에 대한 비방이 적힌 인형을 건네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워마드와 페미니스트는 정신병"이라며 영어 욕설을 내뱉었다. 결국 브랜뉴뮤직 대표인 라이머가 무대에 올라 객석에 사과했다.

도끼가 이날 공개한 신곡 제명은 '말조심'이다. 그는 "힙합이 만만해 보이면 너도 해봐 고 어헤드(go ahead). 날 만나본 적 없는 니가 내 인성을 논해. 보는 눈들이 많다고 닥치면 래퍼인 그럼 난 뭐 해?"라고 랩했다.
도끼
또 "힙합이기 전에 우리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내가 할 일들을 했을 뿐 가십으로 또. 왈가왈부 개XX들 말구 아는 놈은 알구 노(no) 빛 좋은 개살구. 달구니 뜨거워진 냄비 근성. 내 제3의 눈이 말해 그냥 내비두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끼의 어머니로부터 과거에 사기를 당했다는 시비는 일단락됐다. 도끼가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안고 피해자에게 변제하기로 결정, 원만히 합의됐다.

그러나 도끼는 이번 건으로 구설에 올랐다. 위화감 조성으로 역풍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과거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 정도로 가난에 찌들었던 도끼는 최근 호화주택에서 사는 모습이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자수성가의 아이콘'이 됐다. 공연 등으로 한달에 버는 돈은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과감하게 돈을 쓰는 모습은 젊은층 사이에서 과소비가 아닌, '힙한 것'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자충수가 됐다. 도끼는 전날 모친 관련 논란을 해명하면서 "돈은 제게 오시면 갚아드리겠다. 그 돈은 내 한 달 밥값 밖에 안 되는 돈"이라고 피해자를 무시하는 발언으로 반감을 사 역풍을 맞았다. '말조심'은 이에 대한 해명이자 반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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