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여학생 부족 문제도 교육 불평등"

기사등록 2018/11/29 19:38:59

"ICT·STEM 분야에 고임금 직종 몰려 향후 성별 소득 격차 키울 가능성"

"개발도상국에 만연한 여학생 교육 불평등 문제도 OECD에서 논의해야"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중구 노보텔앰배서더 서울동대문호텔에서 열린 '2018 한-OECD 국제세미나'에서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8.11.29. bjko@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연희 기자 = 이공계에 진출하는 여학생이 부족한 점도 교육 불평등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장은하 국제개발협력센터장은 29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한-OECD 국제세미나'에서 토론 패널로 참석해 "개발도상국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여학생들이 이공계 진출이 여전히 낮고,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2016년 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졸업한 여학생 비중을 나타낸 OECD 교육지표를 살펴보면 OECD 평균은 46%로, 보건·복지 분야 77%, 경영·행정·법 분야 66%, 서비스 분야 60% 수준이지만 공업·제조업·건설 분야는 12%에 불과했다. 한국은 물론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선진국도 다소 비중 차이는 나지만 큰 틀에선 예외가 없었다.

장 센터장은 과거 유엔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소개하며 이공계 교육을 받는 여성 비중이 눈에 띄게 낮은 이유로 ▲자신감 결여 ▲부모의 기대감 ▲교사의 기대감 등 3가지를 꼽았다. 모두 '여성은 수학·과학을 잘 못한다'는 편견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STEM 분야는 미래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에 고임금 연봉 직종이 몰려있다"며 "여학생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지 못하면 성별 간 소득격차가 더 벌어지게 될 것이고 추가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여성의 연금이 남성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영구적으로 장기화된다면 여성의 경제적 독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장 센터장은 특히 개발도상국의 양성 간 교육 불평등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캄보디아 등 개도국에서 초등학생 비율은 동등하더라도 중학교만 진학해도 중퇴율이 높다고 들었다. 실제 이런 식으로 배제된다면 악순환"이라고 강조했다.

중등교육 단계에서 여학생 교육을 늘리더라도 기존에 남학생 위주로 교육을 했기 때문에 공부를 포기하는 어려움이 많다고 봤다. 또 ▲여학생 화장실 부재 ▲월경기간 위생용품 부족 및 학습의 어려움 ▲안전한 이동수단 부족 ▲남학생들의 조롱 ▲어린 나이에 경제활동 ▲조기 결혼 등을 이유로 공부를 포기한다면 역시 더 나은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악순환에 처한다는 것이다.

이에 인도 교육 리더십을 위한 피라말 재단의 모날 자야람(Monal Jayaram) 부장은 "개발도상국으로서 인도 역시 마찬가지 문제를 겪었으며, 이를 변화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답했다.

인도의 중·고등학교 역시 최근 5년간 여학생 화장실을 확대하고, 생리대를 제공하는 등 여학생들의 학습을 장려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지만 비도시 변두리 지역은 여전히 낙후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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