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에 마스크 무장 시민들 거리 가득
"숨쉬기가 어렵고 눈이 너무 따가워"
"세종대로 사거리서 종각역 안 보여"
"그냥 나왔다가 코 따가워 마스크"
"한숨 밖에…미세먼지 대책은 있나"
27일 대기정체로 전국 곳곳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후 중국 등에서 발생한 스모그로 대기오염물질과 황사까지 유입되면서 시민들의 불쾌감도 짙어졌다.
오후 1시께 광화문 거리에서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분주하게 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쉽게 포착됐다. 마스크를 미처 챙기지 못한 이들은 목도리와 손수건으로 대신했다.
박모(26)씨는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콧물이 많아져 입으로 숨을 쉰다"며 "평소에는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종각역까지 잘 보였는데 오늘은 그마저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온 박모(74)씨는 "오랜만에 외출했는데 딸이 마스크를 하고 나가라고 해서 챙겼다"며 "숨쉬기가 어렵고 눈이 너무 따갑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고시생 민모(27)씨는 "평소에는 답답해서 마스크를 잘 안하고 다니는데 학원 가려고 나와보니 코가 따가워서 착용했다"며 "미세먼지 수치가 높지는 않다고 알고 있는데 황사도 같이 와서 그런지 더 심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못 챙겼다고 한 직장인 이모(28)씨는 "원래 이맘 때는 눈을 기다리며 설렜는데 요새는 한숨밖에 안 나온다. 며칠 간격으로 미세먼지가 찾아오니 어떻게 이렇게 계속 살아갈지 모르겠다"며 "베이징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하면 인공 구름을 만들어 완화시킨다던데 우리 정부는 또 다른 미세먼지 대책이 없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상청 황사정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미세먼지(pm10) 농도는 서울(송월동) 97㎍/㎥, 수원(서둔동) 113㎍/㎥, 연평도 355㎍/㎥, 백령도 291㎍/㎥ 등을 기록했다.
이 같은 대기오염은 28일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면서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호남권과 영남권, 제주권 등 남부지역에선 '나쁨' 수준이 계속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과 중부 지방에 오늘 오후 5시 전후로 영향이 컸다가 남부지방으로 내려가면서 28일 오전과 새벽까지 국내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not8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