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사립학교, 교사에 마라톤 강요 '교권침해 논란'

기사등록 2018/10/16 16:19:08
교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경북 구미 A중·고교 전경
【구미=뉴시스】박홍식 기자 = 경북 구미의 한 사립학교가 교사들에게 하프 마라톤을 뛰게 하고, 기숙사 사감을 맡도록해 교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구미 A중·고교는 2015년부터 낙동강 체육공원에서 체육교사 5명에게 매년 하프마라톤(21㎞)을 뛰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서는 체육교사 스스로 체력관리가 잘 돼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3시간 이내 완주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학교 측의 요구에 교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학교는 또 2014년부터 110명이 생활하는 기숙사 사감을 43명의 남자 교사들에게 순번제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여교사는 남학생 기숙사라는 이유로 사감에서 제외됐다.

 사감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 30분까지 근무한다.

 한 교사는 "근무시간에 몇 시간 눈을 붙일 수 있지만 깊은 잠을 잘 수 없고, 다음날 기숙사에서 나와 정상 수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교장은 "마라톤은 체육교사로서 기본적인 자질과 품성을 연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문제가 된다면 앞으로는 마라톤 연습 및 참가는 교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숙사 근무와 관련해선 "2014년 이전엔 기숙사 전담 사감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학생들의 통제에 어려움이 있고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이후 교사들이 직접 사감을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교사들이 사감을 서고 있다"며 "교사들의 피로가 누적된다면 새로운 운영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힘들어하는 교사들도 있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사감 근무를 하고 있어 수업능률이 향상되고 있어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 결과 이 학교는 올해 입시에서 2명의 학생이 서울대 의예과, 1명이 경제학과에 합격했다.

 또 연세대, 고려대, 순천향대 등의 대학에 15명의 학생이 의과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phs643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