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조사에서 법관 동향 파악 등 의혹 대부분 부인
임 전 차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법관 사찰 의혹과 헌재 평의 유출한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건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혐의 전반 다 부인하는 건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말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재판 거래 및 법관 사찰,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윗선 지시 여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임 전 차장은 전날 19시간여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하는 등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차장을 지내면서 불거진 의혹이 많아 임 전 차장에게 확인할 게 많다는 입장이다. 몇차례 더 조사한 이후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앞서 행정처 심의관 출신 판사들로부터 '임 전 차장 지시를 받아 문제의 문건을 다수 작성하고, 지시사항에 따른 이행 여부를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이를 토대로 임 전 차장에게 행정처 근무 당시 상황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소송 및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련 행정소송,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소송,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 사건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을 통해 헌재 내부 동향을 파악하고 부산 법조비리 사건 은폐에도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배후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구속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 부탁으로 'VIP 관련 직권남용죄 법리 모음' 문건을 만들어 법리검토를 해주도록 지시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한편 임 전 차장은 전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우리 법원이 현재 절체절명 위기 상황, 초유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사법농단 최종지시자가 누군지 묻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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