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캐버노 최종 인준시 탄핵절차로 맞불

기사등록 2018/10/05 13:07:47

WP "실제 탄핵은 불가"

하원 통과해도 상원 동의 요건 충족 못해

선거 캠페인용 정지공세 고삐

【워싱턴=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이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통과되면 그에 대한 탄핵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캐버노의 대법관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모습. 2018.10.04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미국 민주당이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 인준이 최종 결정되면 그에 대한 탄핵절차를 시작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캐버노 인준안이 연방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민주당이 그 다음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 단계'란 탄핵 추진을 의미한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에서 '부동층'에 속했던 제프 플레이크 의원과 수전 콜린스 의원마저 이날 연방수사국(FBI) 조사 보고서 내용에 고개를 끄덕인 만큼 캐버노 인준은 사실상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의 루이스 구티레에스 의원과 테드 루 의원이 중심이 되어 캐버노 탄핵에 나설 것임을 얘기하고 있다.
 
이는 선거용으로도 제법 유용한 전략이다. 다가오는 중간선거뿐 아니라 2020대선 캠페인에도 쓸만하다. 선거판에서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을 계속 이야기하면서 부절적한 인물을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에 앉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 하원 수뇌부는 캐버노 탄핵을 2020대선 캠페인 이슈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탄핵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극히 어렵다.

미국 의회에서 탄핵절차는 헌법에 따른다 먼저 하원 법사위윈회에서 탄핵안 초안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법사위 표결에 이어 하원의 표결은 다수결로 이뤄진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겨지고, 상원은 탄핵대상자에 대한 근본적인 위법성에 대해 심판한다. 상원의 심판에서 탄핵이 가결되려면 의석수의 3분의 2 이상, 즉 최소한 67표가 필요하다.
 
따라서 실제로 탄핵이 이뤄지려면 상원에서 압도적인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에서 다수당의 위상을 되찾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기는 상당히 어렵고,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선거분석전문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이길 확률을 76.9%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 포덤 대학교 로스쿨의 제드 슈거만 교수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된 이후 탄핵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내가 놀랄 것"이라며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탄핵안이 상원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지극히 없다고 내다봤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1명, 민주 49명(진보 성향 무소속 2명 포함)이다.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새로 뽑는 35석 가운데 민주당(무소속 포함)이 현직 의원인 곳이 26석이다. 구조적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기 어렵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이번에 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에서 모두 승리하고 2석을 더 빼앗아와야 겨우 가능하기 때문이다.

 hooney04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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