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지역별 차등 적용 제기된 배경은?

기사등록 2018/10/02 17:40:13

김동연, 국회 대정부질문서 "지역별 차별화 검토"

고용부 "최저임금 영향 실태조사 우선" 신중 입장

최저임금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 경영계가 요구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지난달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엔 최저임금 업종별·지역별 차등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현실화 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역마다 물가 수준이 다른데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라는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의 질의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차등화를) 논의했는데 결국 부결됐고, 지역별 차별화를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인상폭 밴드(구간)를 주고 지방에서 결정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는 경영계가 줄곧 주장해 온 사안이다.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영계는 인상 속도가 너무 빨라 중소기업·소상공인 부담이 크다며 대안으로 산업별·업종별 차등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경영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10.9% 인상으로 결정됐다. 이후 경영계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업종별 차등화 외에도 지역별 차등화를 요구해 왔다. 정부는 이 때까지만 해도 묵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은 지난 9월 중순이다. 8월 발표된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년 동월 대비 5000명으로 뚝 떨어지더니 9월 발표된 8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3000명으로 추가 급감하면서다. '고용 참사'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부총리는 지난달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8월 취업자 증가수가 3000명에 그쳐 마음이 무겁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당·청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한 것이었다.

 이후 같은 달 28일 열린 경제장관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등에 대한 정책 수정·보완 필요성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김 부총리가 '지역별 차등화 검토'를 언급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저임금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를 통해 "차등 적용 가능성이 높은 업종의 근로자는 더 보호받아야 하며 지역별 차등화는 논의할 틀도 근거도 없다"며 최저임금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요구와 관련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2일 김 부총리의 발언과 관련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부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통계적으로 보이지 않는 현실을 규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해서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반영한다는 입장 외에는 더 나아간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고용부가 이 장관 지시로 실시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 실태조사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에선 최근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한 상태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2016년도 우리나라 지역별 1인당 지역내총생산을 보면 서울은 3624만원인 반면 대구는 2015만원에 그쳐 지역의 경제규모 차이가 약 2배에 이른다"며 "우리나라도 미국, 일본처럼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통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현장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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