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미니멀 변주'...작가 11명의 회화·조각·설치 소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5m에 달하는 거대 콘크리트 탑은 칼로 자른듯 반듯하고 날렵하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예술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요소에 대한 극단적인 추구'를 지향하는 미니멀리즘 작품을 모아놓은 전시가 서울대학교 미술관(관장 윤동천)에서 4일부터 열린다.
2018년 네 번째 기획전 '미니멀 변주'전을 타이틀로 회화, 조각, 설치 등 총 70여 점을 선보인다. 김이수, 박남사, 오완석, 이은우, 이정섭, 장재철, 장준석, 정은주, 최고은, 최은혜, 편대식등 작가 11명의 작품을 볼수 있다.
이번 전시 야외에 설치된 '콘크리트 탑'은 가구 작가 이정섭의 작품으로 매끈한 미니멀 아트의 한갈레처럼 보이지만 투박하고 거친 질감은 생략과 남김 사이에서 예술의 본질로서 재료 그 자체에 주목한 작가의 특징이다.
전시장안에 선보인 그의 가구가 보여준다. 사개맞춤’(못을 사용하지 않고 기둥과 보를 유격 없이 정확하게 맞물리도록 결합하는 기법)을 적용한 이정섭의 가구들은 마치 한옥의 뼈대만을 이용한 것 같다. 단면의 거친 질감과 장단(長短)의 강조를 통한 비례의 강조는 가구를 본다기보다는 가구의 재료인 원목을 마주하는 것 갈은 느낌을 선사한다.
장재철의 'Time-Space' 시리즈도 극단적인 절제로 단순해보이지만 알고보면 노동집약적으로 만들어졌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캔버스 틀을 제작하고 천을 씌운 뒤, 캔버스 뒷면에 보형물을 덧대서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압력으로 천을 돌출시킨다. 캔버스 표면에 솟아오른 날카로운 탄성의 꼭짓점과 색면의 매끄러움을 통해 인간적 감정이 최대한으로 배제된 형식을 따르고 있다.
이렇게 캔버스의 물성이 사라진 유려한 곡선 형태의 부조 회화들은 벽면에서 유기적으로 돌출된 듯한 연결성과 리듬감을 형성하며 전시장의 시공간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들의 치열한 작품제작의 고민이 엿보이지만 작품은 냉정하기 그지 없다. 지극히 단순하고 간결한 표현으로 극도로 엄정하고 정제된 순수, 본질,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압축상태를 보인다.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이후 한국 미술계에서 진행되어 온 미니멀한 형식의 작업과 실천을 살펴볼수 있다.
전시의 1부 '형식의 추구'는 시각성보다는 언어적 기록이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현대미술계에서 다시 등장한 환원적이고 미니멀한 시각 형식의 추구를 보여주는 작업, 전시의 2부 '의미의 형식화'는 미니멀 형식을 묘사하거나 혼성 모방함으로써 지금까지의 미니멀 형식이 보여주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고, 이전 시기의 미니멀 형식에 담지 못했던 사회 문화상을 반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서울대 미술관 윤동천 관장은 "미니멀리즘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제와 무기교, 섬세함과 치함, 고결과 숭고를 느끼게끔 한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은 차갑고 몰개성적이며 난해하다고 여겨져 전문가들만의 소통역으로 치부되기도 한다"며 "형식상 미니멀리즘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한데 모아 이 전시는 동시대 미술에서 새롭게 전개된 미니멀 경향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의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강연회가 펼쳐진다. 11월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순환의 역사로서의 미술사(조주연) ▲형식미란 무엇인가?(김진엽)▲왜 다시 미니멀인가?(이임수)이 이어지고 11월 22일 작가와의 대담 (사회 김장언,박남사, 장재철, 최고은)이 열린다. 전시는 11월28일까지. 관람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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