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직접민주주의 전문가들과 간담회
"시민이 참여해야 정책 완성도 높아진다"
취리히 도시재생 현장 '유로파 앨리' 시찰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취리히주청사(Rathaus Zurich)를 방문해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취리히 주(Canton) 직접민주주의 담당국장으로부터 스위스에서 직접민주주의가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설명을 들었다.
스위스는 세계적으로 직접민주주의와 지방자치가 가장 잘 발달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1년에 한 번씩 지방자치단위(코뮌)의 광장에 모여 주요 사안들에 대해 안건들을 내고 투표하는 제도 '란츠게마인데(Landsgemeinde)'가 시초다.
1231년 우리(Uri) 칸톤에서 시작, 1387년 대부분 칸톤에서 시행됐다. 연방수준의 직접민주제는 연방국가 성립 후 시작됐다. 1848년 헌법의 전면개정에 대한 국민발의와 의무적 국민투표를 도입하는 연방헌법이 제정됐다.
스위스는 참정권, 국민제안, 국민투표, 청원 등이 발달 돼 있다. 참정권의 경우 하원선거권은 18세 이상의 국민이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연방정부직원이 피선될 경우 공무원직 또는 의원직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선거권이 있는 사람은 투표권이 있다. 모든 국내·외에 있는 시민권자다. 18세 이상이고 정신적 질병 등으로 인한 금치산선고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 해당된다.
국민제안은 18개월 이내 10만명 이상 서명으로 연방헌법의 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1891년 국민제안 제도 도입 이래 총 619건이 법적 요구를 구비한 안건으로 채택됐다. 올해 6월 현재까지 이 가운데 300건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됐다.
국민제안은 보편적인 제안형태로서 요청할 수도 있고, 보다 중요한 제안인 경우에는 완성된 텍스트(Text) 형태로서 제출할 수도 있다. 원문을 의회와 정부는 변경할 수 없다. 종종 제출된 국민소원보다 다른 제안이 국민들에게 유익하다고 여길 경우 반대제안을 내기도 한다.
국민투표는 100일 이내 5만명이상 서명으로 연방법, 의회결정, 국제조약 등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제도다. 헌법 개정, 국제기구가입 등과 같이 중대사항은 절대적 국민투표로 결정된다. 절대적 국민투표를 통한 법안 가결은 절대다수의 국민과 절대 다수의 칸톤(최소 13개주)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 '이중 다수결 원칙'이 적용된다.
그 밖의 법률개정, 새 법안, 이와 유사한 국회의 법률적 결정사항 등 일반적인 법률적 사항은 임의적 국민투표에 부친다. 국민투표에서 절대다수의 국민이 찬성함으로서 법안이 통과된다.
청원도 활발하다. 모든 국민은 어떠한 국가기관에 대해서도 서면으로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그로 인해 아무런 법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국가기관은 청원을 접수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법적 규정은 없지만 거의 모든 청원들이 실재 국가 활동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
취리히 주 페르테 회슬리 직접민주주의 담당국장은 "스위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은 직접민주주의와 연방주의다. 이 원리원칙에 따라서 권력의 분권화가 중요시 된다"며 "입법, 사법, 행정 간의 권력 균형과 유권자의 참여가 중요하다. 직접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유권자가 갖게 되는 주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 각 주는 고유의 주 헌법과 주 법률, 고유의 법제, 선거 및 국민투표에 대한 정치적 권리를 갖게 된다. 스위스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이유"라며 "다국어가 존중되고 소수가 보호되면서 연방에 대한 권력집중을 견제할 수 있고 민주주의에 따른 시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정치적 영역에 대해서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취리히 주 타운홀 미팅을 참관하고 시민참여 방안을 모색했다.
박 시장은 "시민은 서울시의 주인이자 최종 정책의 결정권자"라며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책 입안부터 실행과정에 이르기까지 직접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정책의 완성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도시재생 현장도 방문했다. 이날 오후 2시10분 쇠퇴한 단지를 문화지구로 변모시킨 취리히의 대표적 도시재생 현장인 '유로파 앨리'를 살펴봤다. 유로파 앨리는 오래된 철길을 지하화하고 취리히 주는 1996년부터 이곳을 재생했다. 현재는 문화시설, 식당, 레지던스 등이 입주한 상업지역으로 변모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9박11일 일정으로 블록체인,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등 서울의 '미래혁신'을 주제로 유럽을 순방 중이다.
mkb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