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매물 신고' 주의…집값 담합 땐 징역 살 수도 있다

기사등록 2018/09/13 06:00:00

8월 신고 급증…돌연 2만건 넘어서

입주자들 '집값 담합' 목적 의심돼

법조계 "업무방해죄 전형적 형태"

"조직적이라면 지휘자 실형 가능"

"무고도 적용돼 경합범 될 수도"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2018.08.3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정부가 집값 담합 수단으로 '허위매물 신고' 행위를 악용하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을 적발한 뒤 형사처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조사에서 집값 담합 행위가 사실로 밝혀지면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형법상 업무방해는 물론이고 무고죄까지 더해져 '경합범'까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13일 부동산 매물 검증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접수 건수는 총 2만1824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773건)의 5.8배에 달하고, 전월(7652건) 대비 1만4000건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월 기준 2만 건 초과 사례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일 정도로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7월 전까지 올해 월별 신고접수 건수는 1월 7368건, 2월 9905건, 3월 9102건, 4월 6716건, 5월 5736건, 6월 5544건이었다.
 
 이는 입주자 카페 등에서 집값을 인위적으로 올리기 위한 '호가 담합'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상 지역주민과 입주자 커뮤니티 등에서 낮은 가격의 매물을 게시한 중개업소에 대해 허위매물을 올렸다고 신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신고 사유 유형 중 '허위가격'이 57.7%(1만2584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한다. 두 번째로 많은 '거래완료'(거래가 끝난 매물이 계속 노출되고 있는 경우)보다 30.7%(6707건) 20% 이상 높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과 관련, 현재 국토교통부는 실태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국토부가 단속 후 고발 조치까지 하게 될 경우 중개업자에 대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형사사건은 사건 경위, 행태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하지만 겉으로 나타난 모습만 놓고보면 업무방해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업무방해 형태"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집값 상승은 주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데다 국가적 차원의 문제 아니냐"며 "그런 점에 비춰 법정에서 말하는 '죄질이 매우 안 좋은' 경우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이를 이끈 사람은 초범이라도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형법상 '업무방해'는 허위사실 유포 또는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로,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으로는 기본 징역 6월~1년6월, 감경 8월 이하, 가중 1년~3년6월인데 가중요소에는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거나 지휘한 경우'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 무고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허위 매물을 올리는 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신고하는 건 상대방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의욕하고 있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런 전제 하에 허위 매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허위로 신고했다면 무고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업무방해와 무고죄 경합범은 죄질이 굉장히 안 좋은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af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