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시스템 반도체 업체 알파홀딩스, 나스닥 상장 바이오사 인수
에스에프씨도 바이오 업체 인수…"새로운 성장동력 찾던 중 바이오 시장 선택"
회계감리 이슈에도 반등세…연초 이후 코스닥 제약업종지수 8.65%↑
"제약·바이오 상승세 계속될 것" "다만, 실제 성과로 이어져야 수혜 가능할 것"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제약·바이오 열풍에 신성장동력을 찾아 나선 코스닥 상장사들이 앞다퉈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정부 지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형성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 제약·바이오 진출 '시동'
코스닥 상장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 알파홀딩스(117670)는 오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사업다각화를 위한 목적으로 인터루킨 면역항암제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이미 알파홀딩스는 지난 3일 166억원 규모의 온코섹 메디컬(OncoSec Medical Incorporated.)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온코섹은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인터루킨 12(IL-12)를 활용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신약개발 업체로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사와 면역항암제 병용임상 2b 등을 진행하고 있는 공식 파트너다.
알파홀딩스 관계자는 " 인터루킨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를 코팅해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국내 상장사 중 해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제넥신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루킨-12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로 이상적인 치료후보 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회사에서 예전부터 준비했던 사업"이라며 "최근 바이오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사업에 진출한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 플라스틱제품 제조업체 에스에프씨(112240)는 올해 2월 미국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기업 에이비타(AIVITA)의 지분 24.48%를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에스에프씨의 바이오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웅 부사장은 "현재 영위 중인 신재생 에너지 사업 외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던 중 '항암 면역세포제'라는 사업에 집중하게 됐다"며 "리스크가 적으면서 회사 규모 측면에서도 적절하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현 부사장은 "에이비타를 선택한 데는 이미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제품군도 많아서 제품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며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들은 국내 기술이전 후 빠르면 오는 2021년 국내 임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계감리 이슈에도 '반등'…수혜 기대감↑
코스닥 상장사들이 제약·바이오 업종에 새롭게 진출하는 데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재차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정성을 유지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해 말(10024.99) 대비 866.93포인트(8.65%) 상승한 10891.9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0%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준수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올해 고점 대비 최대 30% 이상 급락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과 네이처셀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돼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연중 최저치 이후 서서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종가 기준 1만 포인트 선을 넘어섰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구분되는 기업은 총 7개였다. 지난달 31일 기준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구분되는 기업은 6개로 큰 변화가 없었다.
정부 지원에 대한 기대감도 코스닥 상장사들의 제약·바이오 진출에 한몫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약·바이오업계 첫 채용박람회 자리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은 첨단 신산업을 선도하고 있고 일자리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며 "일자리위원회도 제약·바이오산업의 일자리 창출과 연관되는 사안에 대해선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업종 전망은 '긍정적'…다만, 실제 성과로 이어져야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꾸준히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계이슈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긍정적인 이슈들이 내년까지 예정된 만큼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평가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와 연구개발(R&D) 자산화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제약·바이오 섹터가 크게 조정받았지만 7월 말 실적발표 이후 상위제약사들 위주로 주가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 연구원은 "7월 초 테라퓨틱스사와 항암신약 물질 5종에 대해 총 5억5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사가 지난달 24일 기술성 평가를 통과, 이르면 올해 말 상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또한 SK바이오팜도 내년 국내 증시에 상장된다면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같은 빅이벤트가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주가 약세는 주로 영업 외적 요인들에 기인했지만 회계 이슈 마무리로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한 국면에 진입했다"며 "감리 때문에 주로 하락했거나 파이프라인이 좋은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타 업종에 비해 심리적인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만큼 새롭게 진출하는 회사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제약·바이오는 다른 업종에 비해 심리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고 외국인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뉴스 소식 하나에도 거래량 등 여러 요소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실제 파이프라인의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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