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원들 "자동차 원산지 규정·일몰조항 등도 문제"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팻 투미(공화, 펜실베이니아)와 벤 새스(공화, 네브래스카) 상원의원 등 자유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캐나다를 배제하는 미-멕시코 양자 협정에 대한 반대하는 것은 물론, 새롭게 타결된 멕시코와의 협상이 무역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등 NAFTA 재협정을 둘러싼 백악관-의회 간 불협화음이 충돌이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멕시코와의 NAFTA 개정 협상을 타결한 지 하루 만인 28일 캐나다와의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나프타 개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1일을 캐나다와의 협상 시한으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측 고위 인사들은 캐나다와의 협상에 실패하면 미-멕시코 간 양자 무역협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투미 의원은 28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와의 양자 무역협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경우 쉽사리 의회의 승인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투미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합의를 해야 한다. NAFTA는 3자간 협정”이라고 못을 박았다. 투미 의원은 또 미-멕시코 간 합의 내용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투미 의원은 또 ▲자동차 부품의 40∼45%를 시간당 16달러 이상 버는 고임금 근로자가 만들어야 한다는 원산지 규정과 ▲협정이 처음 16년 간 지속 후 6년 마다 재협상을 하기로 한 ‘일몰조항’, ▲미국이 주권침해를 이유로 철폐를 원했던 투자자-국가분쟁 해결(ISDS) 조항의 대폭 완화 등 멕시코와의 합의 조항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s)”를 표명했다.
벤 새스 의원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멕시코와의 협상 타결을 우려할 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 가족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 NAFTA에서 퇴보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잘못된 것이다. 무역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경제의 기본이다. 또한 지난 75년 간 미국인들이 실제로 겪은 경험”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7일 백악관에서 멕시코와의 협상 내용을 발표하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의 무역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기존 무역 협정인 NAFTA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협정을 종결짓고 (멕시코와의) 이번 협정을 진행할 것이다. 이번 협정을 ‘미국-멕시코 무역협정’이라고 부를 것이며, NAFTA라는 이름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미국과 캐나다 간 NAFTA 재협상의 핵심 쟁점은 농업분야, 특히 캐나다 유제품 시장 개방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된 NAFTA 재협상과 관련해 “모두가 승리하는 협상을 하겠다”면서도 "나프타 협상에서 낙농가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또 자동차 부품 원산지 규정과 투자자-국가분쟁 해결(ISDS) 등 자국의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항에 대해서도 미국과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의회 표결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업계 로비 그룹들은 미 의회에 제출되는 NAFTA 재협정안의 캐나다 포함 여부에 따라 지지나 반대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 인접한 주들의 의원들이 이런 로비 단체들의 목소리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미국 내 가장 큰 업계 로비단체인 미 상공회의소는 27일 “140만 개의 일자리가 캐나다 및 멕시코와의 무역에 달려 있다. 일자리에 해가 미쳐서는 안 된다. 3자 간 협정이 돼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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