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 죽어간다' 갯녹음, 조사 면적 51.2% 서·남해·제주보다 높아

기사등록 2018/08/29 11:35:42

갯녹음 발생→바다숲 소멸→수산자원 감소

연안어업 연간어획량 44년 동안 40% 급감

독도 바닷속에도 갯녹음 나타나

【독도=뉴시스】김경목 기자 = 12일 독도의 서도 혹돔굴 주변 바닷속이 갯녹음(백화현상 WHITENING EVENT)으로 인해 사막화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2018.08.13.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동해가 갯녹음으로 죽어가고 있다.

 29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지사에 따르면 갯녹음은 연안 암반 지역에서 서식하던 해조류가 사라지고 시멘트와 같은 무절석회조류가 암반을 뒤덮어 바다가 사막화되는 현상이다.

 암반의 색깔이 흰색으로 변해 '백화현상(WHITENING EVENT)'이라고도 부른다.

 바다사막화로 인해 바다숲이 소멸되면 연안생태계는 파괴되고 수산자원은 감소한다. 어민들의 고기잡이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갯녹음의 습격은 매우 심각하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안어업 생산량은 어선 1척당 연간 어획량이 1972년 10.1t에서 2016년 6.2t으로 감소했다.

 동해 연안의 갯녹음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04년 첫 조사 때부터 2014년까지 매년 여의도 면적의 33배에 달하는 1200㏊씩 갯녹음이 확대됐다.

 2014년 조사에서는 갯녹음이 심각한 면적은 4085㏊였고, 진행되고 있는 면적은 2807㏊였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두 과정을 합쳐 갯녹음 발생 암반으로 본다. 2014년 갯녹음 암반의 면적은 6592㏊로 확인됐다.

 3년 뒤 지난해 조사에서는 갯녹음 발생 암반의 면적이 약간 줄었지만 동해 조사 총 면적(1만2372㏊)의 51.2%가 갯녹음 발생 암반으로 확인됐다.

 2017년 조사 결과 심화 면적은 3108.4㏊, 진행되고 있는 면적은 3230.5㏊로 총 6339㏊ 면적에서 갯녹음이 확인됐다.

 동해는 서해(9.2%), 남해(30.1%), 제주(35.2%)와 비교해도 갯녹음 암반 발생 면적 비율이 높다. 당연히 전국 연안 갯녹음 면적 평균 비율(39.5%) 수치를 상회한다. 
 
【독도=뉴시스】김경목 기자 = 12일 독도의 서도 혹돔굴 주변 바닷속이 갯녹음(백화현상 WHITENING EVENT)으로 인해 사막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황 군락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2018.08.13.  photo31@newsis.com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김종렬 연구원은 "갯녹음은 과도한 연안개발과 육상의 오염물질이 바다에 유입된 데 따른 해양환경 파괴와 조식동물(성게, 고둥, 소라, 군소 등)의 증가 그리고 난류 세력의 확장 등과 같은 해수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 영양염류의 부족, 매립·간척 등에 의한 부유물 발생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바다사막화를 막기 위해서는 해조류 이식과 보호가 필요하고 포자 방출을 유도하는 씨뿌림 사업, 해조류 착생기질 정비, 조식동물의 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갯녹음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독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취재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바닷속에 들어가 취재한 결과 독도의 동도 선착장 안쪽과 서도 혹돔굴 주변 바닷속 암반에서 갯녹음이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수산연구센터에 따르면 독도에서 갯녹음이 시작된 지는 4~5년 전부터라고 보고되고 있다.

 독도수산연구센터 윤상철 박사는 "일부 포인트에서 갯녹음이 심화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체 면적에서 평균적으로 보면 갯녹음이 시작되는 낮은 수준의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박사는 "성게 퇴치가 갯녹음 확산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대책이지만 그렇게 하려면 다이버가 직접 바닷속에 입수해 수거한 뒤 육상으로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 독도 입도가 가능한 날이 55일이고 입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입도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해적 생물 퇴치가 쉽지 않다"며 "강화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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