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시안게임 첫 골 신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키르기스스탄에 1-0 신승…답답한 경기력 여전
23일 F조 1위 이란과 16강전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18분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17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1위인 약체 말레이시아와 2차전에서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한 한국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16강에 안착했다. 2승1패(승점 6)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 이은 E조 2위다. 2승1패로 승점이 6으로 같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말레이시아가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F조 1위 이란과 23일 오후 9시30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말레이시아에 뼈아픈 일격을 당한 뒤 "로테이션을 성급하게 활용했다"고 반성한 김 감독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손흥민(토트넘)을 선발로 내보냈다. 급했다는 의미다.
주장 손흥민은 불안한 0-0에서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려 이름값과 동시에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아시안게임 첫 골이다.
김 감독은 수비에서도 공격적인 스리백 대신 포백을 세워 4-2-3-1 전형을 세웠다.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선 많은 골보다 실점을 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에 무게를 뒀다.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무실점 선방을 펼친 조현우(대구)는 다시 골문을 지켰다.
장윤호(전북), 이승모(광주)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야(인천), 김민재(전북), 정태욱(제주), 김문환(부산)이 책임졌다.
한국이 높은 점유율로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키르기스스탄은 수비 위주로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펼쳤다. 손흥민을 필두로 좌우, 가운데의 빈틈을 노렸지만 쉽게 뚫리지 않았다.
세트피스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손흥민이 전반 32분 페널티박스 라인 근처 정면에서 때린 프리킥은 상대 몸에 맞고 나갔고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김민재의 헤딩슛이 골문을 외면했다.
결국 점유율 74%-26%, 슈팅 개수 14개-0개의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골맛을 보지 못해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의조를 대신해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로 스스로 템포를 놓쳤다. 골 결정력 부재까지 겹쳐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집중력과 체력이 떨어져 패스 실책마저 잦아졌다.
손흥민이 해결사를 자처했다. 답답한 '0의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 18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장윤호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키르기스스탄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후반 40분에도 회심의 슈팅으로 상대를 긴장하게 했다.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이후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어렵게 승리했지만 웃을 수 없는 한 판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의 FIFA 랭킹은 92위다.
한편, 수비의 핵심 김민재는 이란과의 16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
전반 18분 상대 선수에게 거친 반칙을 범해 경고를 받았다. 앞서 말레이시아전에 받은 옐로카드까지 더해 경고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fgl7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