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경수 대질서 일부 진술 번복
특검, 드루킹 진술 변화에 촉각…재소환
구속영장 청구 고민 거듭…후폭풍 고려
이 사건 주범 '드루킹' 김모(49)씨가 특검 조사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하는 등 기존 주장의 신빙성에 허점을 보인 때문으로 알려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드루킹은 지난 9일 이뤄진 김 지사와의 대질신문 과정에서 진술을 일부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킹크랩 시연'도 그 중 하나다. 드루킹은 지난 2016년 11월 자신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사무실인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김 지사와 독대해 댓글 조작 범행에 사용된 이른바 킹크랩 프로그램을 시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그러나 드루킹과 독대한 적이 없고, 킹크랩 시연을 본 자체가 없다고 맞섰다. 드루킹에 대해서는 정치인과 지지자의 관계로써 대했을 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부분은 드루킹의 기존 주장과 어긋나는 부분이다. 드루킹은 지난 5월 옥중편지에서 킹크랩 시연을 두고 "현재 구속돼 있는 여러 명이 목격했으므로 (김 지사는) 발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엔 킹크랩 시연을 '여러 명이 봤다'고 주장했는데, 대질 신문에선 '독대했다'고 주장을 바꾼 것이다.
드루킹은 본인 진술의 허점이 드러나자 당황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지사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그간 언론을 통해 밝혔던 입장과 같은 취지의 진술을 일관되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사실관계 확인 및 법리검토를 거쳐 김 지사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드루킹의 진술 번복 등 상황 변화로 인해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오는 25일 1차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만큼 조만간 김 지사 신병처리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게 특검팀 내부 분위기다.
특히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부터 기각 결정을 받았을 때 예상되는 후폭풍을 고려하고 있다. 의혹의 핵심이자 선출직인 현직 도지사에 대한 신병 확보에 실패할 경우 남은 수사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특검으로선 합리적이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정을 내리고자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김 지사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사실상 이번 특검 수사의 결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naun@newsis.com